기획 & 캠페인
독거미에게 물리면 '바람둥이' 된다
상태바
독거미에게 물리면 '바람둥이' 된다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5.17 07: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거미에게 물리면 바람둥이가 된다.”

칠레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 속설이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독거미 독이 남성 발기부전을 해결하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정액 생식 능력을 없애 피임 기능까지 갖고 있다는 칠레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온 것.

연구 결과를 보도한 CNN, MSNBC 등 외신에 ‘제2의 비아그라’로 소개된 이 독거미 독은 발기부전 개선에 남성 피임제 기능까지 갖춰 비아그라보다 한 단계 위의 ‘사랑의 묘약’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칠레 남부 테무코시(市) 소재 라 프론테라 대학 연구진은 지난 7년 간 맹독(猛毒)을 가진 독거미인 ‘검은과부거미(Black widow spider)’ 독의 다양한 효능을 연구한 결과, 이 독에 약한 심장을 강하게 하고 남성 발기부전을 치료할 수 있는 성분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연구를 지휘해 온 페르난도 로메로 연구원은 기자 회견에서 “검은과부거미 독의 성분은 남성 발기력 개선에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상대 여성을 임신시키지 않는 효능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아그라와 유사한 효과를 내면서도 심장 박동수 증가와 같은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심장에 영향을 주는 독 성분을 분리, 제거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메로 연구원은 또 “신약의 피임 효과는 조제량에 따라 최대 20분 간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5C에도 거미독 피임약으로 사용

사실 독거미 독의 효험은 오래 전부터 전해져 왔다. 15세기 로마의 의사 아우렐리아누스는 독거미를 피임약으로 사용했으며 유럽의 의학서에는 19세기까지 거미로 말라리아, 천연두, 페스트 등을 치료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2000년 5월 미국 뉴욕주 버펄로대학 연구팀은 독거미 독이 심장병과 뇌종양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2001년 영국의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는 독거미의 독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실험한 결과 심장의 박동을 정상적으로 회복해 심장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미국 뉴욕주립대의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이번에 독거미 독의 발기부전 개선 및 피임 효과를 밝혀낸 칠레 대학 연구팀은 최근 3년 동안 칠레 정부와 소속 대학으로부터 모두 97만달러(약 11억50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연구팀은 연구가 끝나는 대로 신약 특허 출원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 연구에는 브라질 의학 전문가들과 칠레의 유명 제약 회사도 참여하고 있다.

이번 연구와 관련, 칠레 발파라이소 대학의 라울 비네트 약리학 교수는 “확고한 과학적 기초가 있는 훌륭한 연구로, 정부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졌다”고 말하는 등 칠레 내에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하지만 몇몇 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완전히 증명되기 전까지 섣불리 사용했다가는 오히려 큰 화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칠레 연구진의 연구 대상이었던 검은과부거미는 짝짓기 후 수놈을 잡아먹는 것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거미 수놈이 짝짓기 시기에 정액으로 암놈을 유혹하면 이에 넘어온 암놈이 함께 맹렬한 사랑을 나누다 격정을 이기지 못해 수놈을 먹어치우는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방울뱀의 독보다 15배나 더 치명적이라는 검은과부거미의 독 성분은 근육 경련이나 심장 박동수 증가,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독에 격렬한 거미 사랑의 비밀이 감추어져 있었던 셈이다.

암컷, 짝짓기 격정… 수놈 먹어치워

칠레에서는 바람둥이를 일컬어 “독거미에게 물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독거미 독과 남성의 정력에 상관 관계가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전세계적으로 3만5000여종의 거미가 있으며 독이 있는 거미는 30여종에 이른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사람을 죽게 할 만큼 맹독을 지닌 거미는 아주 적다.

검은과부거미를 비롯, 미국에 분포하는 ‘이끼거미’와 호주의 ‘아트락스’, 북아메리카 일대의 ‘실거미’ 등이 그 강한 독성으로 유명하다. 영화에서 독거미로 자주 등장하는 ‘타란툴라’는 실제로 강한 독을 가지고 있지는 않으며 애완동물로 사육되기도 한다. 우리 나라에는 독거미가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글은 독자가 본보 테마사랑방에 올린 것입니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