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뚱맞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 것이다. 호기심이 생긴다면 www.naokis.net란 사이트에 들어가 궁금증을 해소해도 좋다.
그를 설명하자면 엽기와 유머로 가득한 여행기도 말고도 ‘대박 라멘집’을 들 수 있다. 이대의 구석진 골목에 위치했던 ‘아지바코’ 홍대의 ‘하카타분코’ 이태원의 ‘81번옥’ 대학로의 ‘겐빼이’ 등과 함께 일본 전통 라멘을 즐길 수 있는 대표 주자로 손 꼽혔던 곳이다.
꽃미남 나오키상이 운영했던 아지바코는 많은 여성 팬들을 좁은 골목에 줄줄이 세워둘 정도로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나오키상은 개인 사정으로 한국을 떠나고 없다.
많은 여성 팬들의 한숨이 귓가에 가득 울려 퍼지는 것 같지만 실망할 일만은 아니다.
아지바코의 명성을 ‘아지모토’가 이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10년을 넘게 거주하며 현지에서 직접 라멘 기술을 전수받은 ‘김종상’씨가 지난 3월 아지바코를 인수, 새롭게 꾸려 나가고 있다.
그는 나오키상처럼 꽃미남은 아니지만 일본의 음식 만화책에 나올법한 인상 좋은 주방장 같은 모습이다. 검은 유니폼에 머리에는 헤어밴드, 장인정신이 풍겨 나오는 외모는 왠지 모르게 낯설지가 않다.
사실 그는 ‘라멘’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다. 일본 대기업체에서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유독 일본 음식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그가 직장을 때려치우고 라멘집을 차리게 된 것이다.
그는 동경의 유명 라멘집에서 요리법을 전수 받았는데 그 방식이 독특하다. ‘프랑스 조리법’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라멘이 보편화된 일본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기존에 전수 받은 기술에 독자적인 연구를 접목시켜 그만의 라멘을 개발했다. 전체적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 특징이고 육수를 오랜 시간 우려내 음미할수록 맛이 진하다.
‘미소라멘’ ‘소유라멘’은 물론 이전의 아지바코에서는 판매하지 않았던 ‘돈코츠라멘’과 우리 입맛에 잘 맞는 ‘고쿠신라멘’도 선보이고 있다. 사골, 닭, 닭발 등을 넣고 센 불에 12시간 정도를 고아 냈다는 돈코츠라멘은 개인적으로 ‘추천’ 메뉴다.
돈코츠라멘으로 유명한 ‘하코타분코’에 비해 진한 맛이 덜하긴 하지만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소유라멘의 경우 육수에 40여 가지의 야채와 과일, 약재 등을 넣어 국물을 만들었다. 깔끔하면서도 부담 없는 맛은 처음 일본라멘을 접하는 사람들이 먹기에 알맞다.
고꾸신라멘은 이곳에서 특별히 선보이는 라멘으로 톡 쏘는 매운 맛이 특징이다. 혀끝에 단맛이 은근히 맴돌면서 묘한 매력을 뿜어낸다.
특히 라멘과 함께 ‘미니동’을 곁들이면 감칠맛이 더한다. 따뜻한 밥에 고기와 야채, 참기름과 와사비를 살짝 곁들여 먹는 데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맛이 제대로다. 김미선 기자 lifems@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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