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원 김홍도의 풍경화 속에 난데없이 맥도날드의 캐릭터 로널드 아저씨가 앉아있다. 로널드씨는 풍속화 속 목욕하는 여인들을 훔쳐보기도 하고, 김두량의 말(馬) 그림에도 슬쩍 들어가 있다.
우리나라 옛그림과 만난 로널드씨는 동서양 문화의 충돌을 너무 뻔하고 직설적으로 상징해 차라리 실소를 자아낸다.
젊은 화가 이길우가 노리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동양화를 전공한 그는 작품에 심각한 메시지를 담기보다는 "단지 사라지는 것과 새로운 것을 대비시킬 뿐"이라고 말한다.
작업방식이 특이하다. 한지를 향불과 인두로 지져 망점 같은 구멍을 내는 반복적인 작업은 작가의 말처럼 "생각을 비워내기 위해 분향을 하는 듯한" 작업이다.
2005년 베이징 염황 갤러리 개인전, 2006년 베이징 갤러리 문 개인전 등으로 중국에 많이 소개됐고 올해는 스페인 아르코 아트페어에도 나갔던 작가다.
소격동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에서 22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02-720-57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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