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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입사 '바늘구멍'… 입사경쟁률 최대 10배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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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입사 '바늘구멍'… 입사경쟁률 최대 10배로 뛴다
학력ㆍ나이제한 철폐ㆍ어학성적 점수화 폐지…채용규모 줄어
  • 백상진 기자 psjin@consumernews.co.kr
  • 승인 2007.05.21 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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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공공기관 입사시험에서 필기시험 경쟁률인 실경쟁률이 종전에 비해 최대 10배이상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공공기관의 전반적인 하반기 채용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드는 데다 토플.토익 등 어학성적의 점수화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필기시험 대상자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학력과 나이 제한 등이 철폐된 것도 경쟁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21일 주요 공공기관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공공기관의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작년과 비슷하거나 줄어들 전망이다. 일부 공공기관들은 조직개편, 예산절감, 경영평가 등에 따라 채용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을 아예 포기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08명의 신입사원을 받아들였던 지역난방공사는 오는 8월에 신입사원을 모집할 예정이지만 선발규모는 작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0명 안팎으로 줄일 계획이다. 작년에 229명을 뽑았던 농촌공사도 200명선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환경관리공단은 하반기 채용규모를 작년 123명의 33%에 불과한 40명 안팎으로 계획하고 있다. 작년에 238명을 선발한 토지공사는 올해 3월에 130명을 뽑은 이후 추가 채용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산업은행도 지난해 공채를 통해 98명의 신입사원을 맞았으나 올해에는 60∼70명선 규모의 집단공채를 실시하고 모자라는 인력은 경력사원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한국방송광고공사는 2005년에 18명을 뽑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채용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경영평가 등에서 노동생산성 부문의 점수가 낮게 나와 채용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에 113명을 채용했던 석유공사는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어 모집규모와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도 증원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못받았다.

공공기관들의 채용규모가 작년에 비해 줄어들거나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필기시험 응시자들은 대폭 늘어나 실질 취업경쟁은 종전보다 훨씬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처는 이번주 중에 토익.토플 등 어학성적을 입사시험의 자격기준으로만 활용하고, 최종 합격여부를 판단하는 점수화한 자료에 사용하지 말라는 취지의 권고문을 공공기관들에 내려보낼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서류전형에서 필기시험 대상자를 가려내는 핵심 요소였던 토익.토플 성적의 비중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른 수단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필기시험 응시자가 대폭 늘어나게 된다.

도로공사는 다음달부터 신입사원 채용에 들어가면 실경쟁률이 예년의 10∼15대 1에서 100대 1 가량으로 최대 10배 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토익점수 700점이상의 지원자에게 필기시험 기회를 주면 1만명 이상이 시험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도로공사는 지원자 가운데 어학성적 등을 감안해 최종 채용인원의 10∼15배 가량을 가려내 필기시험 기회를 줬다.

한국공항공사도 토익점수 700점 이상의 보유자에게 필기시험 기회를 제공한다면 2만∼3만명의 지원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입사전형 비용만 모두 1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대형 공공기관들 대부분이 필기시험 응시자가 크게 증가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력직 채용이 늘고 있는 것도 신입사원 응시자들의 경쟁률을 높이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98명을 신입행원으로 뽑았는데, 올해는 그 규모를 60~70명 선으로 줄이는 대신 경력직 채용을 늘릴 계획"이라며 "경력직 채용에 대한 지원자의 층이 굉장히 두터워졌고 질도 높아 신입행원 채용과 경력직 채용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공사도 경력사원 중심으로 선발하는 등 공공기관들도 점차 `검증된 경력자'를 선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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