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는 23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본회의를 열어 휴대전화 로밍요금을 최대 70%까지 내리기 위한 법규를 압도적으로 승인했다.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법안을 설명한 폴 루에비히 유럽의회 의원은 "EU 휴대전화 고객들이 역내 여행을 하면서 로밍요금이 비행기 값이나 호텔 요금보다 비싸게 나올 것을 더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비비안 레딩 EU 정보통신 담당 집행위원은 "의회의 법안 통과는 올 여름부터 휴대전화 고객들이 로밍요금 가격인하 혜택을 받게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유럽내 시장이 마침내 휴대전화 요금에 대해서도 국경이 없는 단일시장이 됐다"고 환영했다.
이날 통과된 법안에 따르면 다른 EU 회원국에 나가서 휴대전화를 거는 요금의 상한선이 법규 발효 첫해에는 분당 49센트, 받는 요금은 분당 24센트로 각각 제한된다.
또 법규 발효 2년째엔 로밍요금 상한선이 46센트(거는 요금)와 22센트(받는 요금), 3년째엔 43센트와 19센트로 각각 내린다.
그동안 EU 회원국들에서 로밍서비스 요금은 국내 휴대전화 서비스 요금에 비해 평균 6배이상 비싼 것으로 조사되는 등 과도하게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돼왔다.
현재 EU 내 휴대전화 로밍요금은 키프로스 인이 벨기에에서 집으로 걸때 4분에 12유로, 아일랜드 방문자가 몰타에서 걸때 4분에 13.16 유로에 달하는 등 지나치게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통신업체들은 이미 로밍서비스 요금을 내리는 등 경쟁체제에 들어갔다며 강제인하법안을 막기위한 로비를 벌여왔다. 로밍서비스 요금이 통신업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8%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같은 통신업체들의 반발로 로밍요금 인하법규를 둘러싼 회원국 간 협상이 3년 이상 지루하게 진행됐으며, 지난 주 EU 이사회와 의회가 진통끝에 집행위 초안보다 다소 완화된 인하안에 합의를 도출해냈다.
EU 27개 회원국 통신장관들은 오는 6월 7일 모임을 갖고 로밍요금 인하법안을 최종 승인할 계획이다.
새 법안은 이에따라 7월중순 발효될 수 있으나 실제 적용은 올 여름 말 또는 가을부터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