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로 인해 제값을 주고 산 기존 입주민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미분양 아파트 후유증이 커지고 있다.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바겐 세일'을 펼치는 것은 아무런 법적인 문제가 없다하더라도 정상적으로 분양받은 최초 계약자들에게는 허탈감과 금전적 손해를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주부 이상순(27·충남 서산시 읍내동)씨는 작년 10월말 충남 서산시 읍내동 롯데낙천대 아파트에 입주했다. 총 790가구의 중대형 단지였다.
그런데 입주하고 얼마후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판촉을 실시했다. 잔금의 50%정도는 2년 후에 납부하는 조건이었다. 할인 분양 가구수는 400여가구.
이렇게 하면 10층 이하는 15%, 10층 이상은 10% 정도의 할인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34평형의 경우 2800만원 가량, 50평형은 5000만원 가량 기존 분양가보다 싸게 구입하는 셈이다.
이 씨는 “할인 분양은 내집마련의 꿈을 안고 집을 산 서민들을 두 번 울리는 처사”라며 “몇천만원이면 몇 년을 안입고 안먹고 아껴서 모아야 하는 돈인데 건설사가 과자값 할인해주듯 한다. 정말 억울해서 밤마다 잠을 못이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같은 아파트 주민 김기만 씨는 "고향땅에 내 집 마련 한번 해보자는 신념으로 많은 빚을 얻어 작년 10월에 입주를 했다. 그런데 입주와 동시에 롯데건설측에서 2차분양이란 명목으로 분양가를 15 % 다운시켜서 몰래 분양했다. 너무 억울하고 화가 치밀어오른다. 이런 식으로 서민을 무시하고 기만해도 되는 것이냐"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미분양이 많아 계약금 10%, 잔금 90%중 잔금의 50%를 2년 후에 내는 판촉전략(15% 다운 효과)을 폈다"며 "기존 입주자들이 클레임을 걸어 입주자대표협의회와 대화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토지신탁도 충북 제천시에 건설한 코아루아파트 1차 미분양 분에 대한 할인판매에서 나서 기존 입주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은 제천1차 코아루아파트 318가구 가운데 미분양 191가구에 대해 할인판매을 단행했다. 지난 2004년 준공된 이 아파트의 분양률은 40%대에 머물렀었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5월 현재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7만3162가구로 지난해 5월 5만8505가구에 비해 1만5000여가구 증가했다. 입주 이후 미분양도 1만3343가구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