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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그들의 행복한 주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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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그들의 행복한 주식 이야기
  • 오승건 한국소비자원 미디어사업팀 차장 osk@kca.go.kr
  • 승인 2007.06.06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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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을 즐기면 밥맛이 떨어진다. 밥맛이 없으면 주식(主食)인 밥을 적게 먹으므로 때가 되기 전에 배가 고파져 다른 간식을 찾는다. 이런 악순환의 생활 습관이 몸에 배면 건강이 나빠지고 몸매가 흐트러진다.

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먹일 수는 없다. 간식을 먹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다. 주식을 먹는 것은 개인의 판단이다. 좋은 습관을 들여야 재테크의 가장 큰 밑천인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하루 세 끼 먹는 주식을 통한 올바른 식습관은 소비 생활에서 매우 중요하다. 군음식을 먹는 버릇인 주전부리를 고치면 건강도 챙기고 용돈도 쌓인다.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언론에 연일 보도되는 ‘주가 사상 최고치 경신’ 소식은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괜히 손해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만든다. ‘사촌이 논 사면 배 아프다’는 속담은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주식 시장에 참여하거나 하지 않거나는 본인이 판단해야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소름 끼치는 시장이다. 밥숟가락이 왔다 갔다 하는, 세상에서 가장 치열하고 냉혹한 시장이다.

권투 시합만 해도 몸무게가 비슷한 사람끼리 싸우게 하고 공정한 게임을 위해 심판을 둔다. 하지만 주식 시장은 왕초보와 미국의 대표 선수인 워렌 버핏이 함께 싸운다. 아마추어와 프로가 싸우는 불공정한 머니 게임이다.

주식 투자는 너무 쉬운 것도 문제다. 초보자가 작은 성공을 쉽게 맛볼 수 있는 것이 주식 투자다. 일간 신문 주식면을 펼쳐놓고 눈감고 종목을 선택해도 오를 확률은 50% 정도다. 주식 시장이 상승 추세면 오를 확률은 더 높아진다.

여자의 마음과 개구리가 뛰는 방향은 아무도 알 수 없다. 주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3대 미스터리라고 하는 것이다. 족집게 주가를 운운하면서 대가나 수수료를 챙기는 사람들을 조심하라. 주가가 오르는 것을 알면 집 팔고 논 팔아서 조용히 돈을 벌지 떠벌리고 다닐 이유가 없다.

전문 투자자와 일반 투자자 그리고 원숭이가 주식 투자를 하면 누가 더 많은 돈을 벌까?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재미있는 실험을 했는데, 원숭이가 고른 종목의 수익률이 더 높았다. 결론은 주가의 움직임은 합리적으로 따질 수도 없고, 개구리가 어느 방향으로 뛸지는 개구리 마음이므로 사람이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주식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은 돈을 벌려고 들어온다. 손해 보려고 투자하는 사람은 없다. 투자자의 대부분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 평가한다. 투자해 수익이 나면 본인의 능력이고, 손실이 발생하면 세계 경제 핑계를 댄다.

주식 시장이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고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주식의 ‘주’자에도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 당황하기 시작한다. 주식에 투자한 이웃 사람들의 돈 번 무용담을 들으면 손해 보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무용담은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주식 투자로 하루에 2백만원 손해 보고 이틀에 1백만원 벌었다면 어떻게 이야기하겠는가? 손해 본 사실은 가슴에 묻어두고 돈 번 무용담은 입이 근질거려 참을 수가 없다.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누가 들어줄 사람이 있겠는가.

주식 시장에 참여하려면 기본적인 학습은 물론 심리적인 투자 마인드가 필요하다.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과 주식을 사는 것은 전혀 다른 세계임을 명심해야 한다. 은행에 예금하면 총액이 줄어드는 일은 없다.

태평양 건너 미국의 도시에서 테러가 발생해도 우리나라의 주가가 폭락하는 것이 글로벌 시대의 주식 시장이다. 원금 손실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주식 투자는 삼가는 것이 만수무강에 좋다.

주식 투자가 생리적으로 안 맞는 사람도 많다. 내가 산 주식이 내리면 가슴이 무너지는 사람은 투자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이런 사람들은 돈 잃고 건강 잃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돈은 조금 벌고 건강을 잃어도 손해 보기는 마찬가지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모르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더라도 모르면 섣불리 뛰어들지 마라. 실습과 연습으로 내공을 쌓은 뒤 참여해도 절대로 늦지 않다.

소비자 피해의 대부분은 충동 구매에서 시작된다. 투자 실패의 대부분은 뇌동 투자․충동 투자에서 비롯된다. 실패나 피해의 아픔을 예방하는 최선은 방법은 충동 결정을 삼가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 비만은 그 사람이 부자인지 아닌지 여부를 재는 척도가 아닌,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측량하는 기준이다. 부자의 길을 걷는다면 살이 붙을 틈이 없다. 쓸데없이 돈을 낭비하고 몸에 좋지도 않은 주전부리를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지런히 움직이기 때문에 부자는 살이 찔 틈이 없다. 이것이 우리가 따라가야 할 부자의 길이다. - 장순욱의 <푼돈의 경제학> 182쪽, 살림 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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