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폰, MP3, PMP, DMB 이용이 늘면서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건강은 위협받고 있다.
휴대폰 문자메시지 중독에 빠진 ‘엄지족’ 청소년들은 손목 통증에 시달리고 이미 400만명을 넘어선 지상파 DMB 이용자들 가운데는 눈의 피로와 난청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전문의들은 불안정한 자세에서 작은 액정화면을 장시간 들여다보고 이어폰을 통해 자극적인 소음을 지속적으로 들으면서 특정 근육만을 사용함에 따라 갖가지 질환을 겪을 수 있다며 휴대용 디지털기기의 사용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눈의 피로, 그때그때 풀어라=휴대용 디지털기기를 장시간 바라보면 눈이 침침하고 눈물이 마르며 뻑뻑한 느낌이 들면서 때로는 눈이 쑤시고 머리가 아프며 심하면 구역질이 나기도 하는데 이런 눈의 피로를 안정피로라고 한다.
안정피로의 원인은 굴절 이상, 잠복성 사시, 신경성 등이지만 최근에는 소형 디지털기기의 과도한 사용이 주범으로 지목된다.
특히 공기가 탁하고 건조한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작은 화면을 집중해서 들여다보면 안구건조증이나 안정피로가 생기기 쉽다.
따라서 시청시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거려 긴장을 풀고 눈물이 자주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가끔씩 화면에서 시선을 돌려 먼 곳을 바라보고 눈을 감은 채 안구운동을 하는 것도 눈의 피로를 더는 데 도움이 된다. 그래도 눈이 피로하다면 눈 아래 3㎝ 부위를 안팎으로 7~8회씩 눌러줘 눈으로 가는 혈류를 풀어준다.
화면 밝기도 환경에 맞게 조절한다. 어두운 실내에서는 화면의 밝기를 최대한 낮추고 밝은 곳에서는 화면의 밝기도 밝게 조절한다.
▶엄지족보다 검지족이 낫다=휴대폰 문자 엄지족에게 자주 발생하는 손목터널증후군은 반복적인 손목 사용으로 염증이 생기거나 힘줄이 부어 신경을 압박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손목 신경은 얇은 외피로 된 관을 통과하는데 휴대용 디지털기기를 조작하는 반복 동작으로 이 관의 외피가 두꺼워지면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아 손이 저리게 된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5~19세 청소년이 이용한 휴대폰 문자메시지는 하루 평균 60.1개로 손목터널증후군의 청소년 환자도 급증했다.
손목터널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휴대폰 등을 가볍게 쥐고 가급적 엄지손가락의 편중된 사용을 자제하며 책상 등에 휴대폰을 올려놓고 검지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손목 돌리기나 털기, 깍지 끼고 앞으로 뻗기 등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고 통증이 느껴지면 따뜻한 물에 손을 담가 5~10분간 쥐었다 펴주기를 반복한다.
▶이어폰 사용은 최소화=대화 도중 상대방의 말을 듣지 못해 다시 되묻거나 TV 시청 중 유난히 자신만 소리가 작게 들려 볼륨을 높이고 귀에서 울리는 소리가 들리며 전화 통화시 상대방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면 소음성 난청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20대 소음성 난청 진료건수는 2003년 1079건에서 2005년 1792건으로, 30대의 경우에는 2003년 1415건에서 2005년 1700건으로 증가했고, 소음성 난청으로 병원을 찾는 10대가 70대 노인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폰 소음은 100㏈을 넘어 매일 15분씩만 음악을 들어도 소음성 난청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개인별 민감도에 따라 다르지만 공사장이나 도시 교통 소음에 해당하는 90㏈ 소음에 40시간 이상 노출되면 10명 중 1명꼴로 청력 손실이 발생하고, 클럽이나 공연장에서 발생하는 것과 같은 110㏈에서 1분 이상 규칙적으로 소음에 노출되면 영구적으로 청력을 잃을 위험도 있다.
소리케어네트워크 신림 소리이비인후과 유신영 원장은 “소음성 난청은 예방이 최우선”이라며 “소음성 난청으로 한번 망가진 청각은 대부분 되돌리기 어렵고 2차 증세로 이명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므로 이어폰 사용을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움말:박영순 박영순아이러브안과 원장, 박승규 현대유비스병원장, 유신영 신림 소리이비인후과 원장> 류정일 기자(ryu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