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씨어터와 동숭아트센터 씨어터컴퍼니가 내달 8일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썸걸(즈)'.
결혼을 앞둔 바람둥이 남자가 과거를 정리하기 위해 옛 애인들을 찾으며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여자가 몰랐던 남자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해부하는 로맨틱 코미디다.
영국 출신 극작가 겸 영화감독 닐 라뷰트가 써 2005년 런던에서 초연된 작품을 연극 '아트', 뮤지컬 '클로저 댄 에버' 등으로 감각적 연출력을 인정받은 황재헌 씨의 연출로 국내에 첫 선을 보인다.
지적인 유머와 정곡을 찌르는 대사는 그대로 유지하되 시간과 공간을 현대 한국으로 바꾸고, 한국적 정서를 녹여 넣어 설득력을 높였다.
영화감독 강진우는 젊고 아름다운 약혼녀와의 결혼을 앞두고 예전에 사귀었던 애인 4명과 호텔 방에서 차례로 만나는 일탈을 감행한다.
'나...결혼해. 그전에 한번 만나."
전화기를 타고 흘러나오는 진우의 목소리를 거부하지 못하고, 첫사랑 양선, 도발적인 부잣집 딸 민하, 불륜 상대였던 여배우 정희, 레지던트 은후 등 진우의 옛 애인들이 줄줄이 불려나온다.
이들은 남편과의 지루한 일상에서 도피하기 위해, 진우가 말없이 떠나갔던 이유를 알기 위해, 혹은 배신의 상처를 복수한다는 이유 등으로 만남에 응한다.
이들에게 진우라는 남자는 '생물학적으로, 정신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반대편의 성(性)'이자, '순애보를 바친 연인'이자, '눈물도 아까운 거지 같은 놈'이기도 하다.
네 여자가 옛 남자와 재회하는 과정에서 남녀 관계의 실상과 남녀의 성이 정면으로 다뤄지며 특히 여성 관객에게 웃음과 후련함을 준다.
매력적인 겉모습 뒤에 비겁한 속내를 감추고 여자를 이용하는 강진우는 뮤지컬 배우 이석준과 배우 최덕문이 번갈아가며 맡는다.
탄탄한 연기력과 개성으로 무장한 중견 여배우 우현주, 박호영, 정재은, 정수영이 강진우의 옛 애인들을 연기한다.
제목 '썸걸(즈)'에는 남자에게 '진짜 사랑한 특별한 여자(some girl)'와 '그저 스쳐 지나간 여자들(some girls)'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