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가로 변신한 프로복싱 전 헤비급 세계챔피언 조지 포먼(58.미국)이 1974년 무하마드 알리(65.미국)와 대결을 앞두고 누군가 약물을 탄 물을 마셨다는 의혹을 10여 년 만에 다시 제기했다고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이 23일 보도했다.
포먼은 최근에 출간된 '내 링 코너의 신(神)'이라는 제목의 새 자서전에서 당시 경기를 앞두고 마신 물에서 약물 맛을 느꼈다며 알리에게 진 것도 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1974년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열린 타이틀 3차 방어전에서 알리에게 예상 외의 8회 KO 패를 당한 뒤 평생 '알리 콤플렉스'에 시달려온 포먼이 '약물 주입 의혹'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은퇴를 번복하고 링으로 복귀해 1994년 45세 나이로 아들뻘 되는 마이클 무어러(40.미국)를 누르고 최고령 헤비급 세계챔피언이 된 포먼은 다음해인 1995년 자서전을 펴내고 자신의 트레이너 딕 새들러가 약물을 탔다고 주장했다.
1974년 경기 직전 새들러에게 주심 매수 비용 2만5천 달러를 줬지만 새들러가 '배달 사고'를 낸 뒤 자신이 마실 물에 약물을 탔다는 것. 당시 새들러는 "평생 들어본 거짓말 중에 가장 악랄한 거짓말"이라며 포먼을 "더러운 악당"이라고 맹비난했다.
2005년 자신의 이름을 딴 '조지 포먼 엔터프라이스'를 설립하는가 하면 최근 자동차 경주팀 주주가 되는 등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한 포먼이 이번에 새 자서전 판촉을 위해 '약물 주입 의혹'을 재차 제기한 것은 사실 여부를 떠나 그만큼 '알리 콤플렉스'가 뿌리깊게 박혀있다는 증거이기도 한 셈이다.
의외의 패배를 당한 챔피언이 '약물 주입 의혹'을 제기한 사례는 한국에서도 있었다.
세계복싱협회(WBA) 주니어 미들급 챔피언이었던 유제두(59)는 1976년 2월 일본 도전자 와지마 고이치와 재대결에서 예상 외로 15회 KO 패를 당한 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친하게 지낸 나를 견제하기 위해 중앙정보부 요원이 경기 전에 먹은 딸기 속에 약물을 넣는 바람에 졌다"고 의혹을 제기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