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릴라 피쉬매니저= 이름이 독특하다. 도대체 뭐를 파는 곳일까 궁금하다. ‘피쉬’라는 단어를 보니 해산물과 관련된 곳인 것 같긴 한데, 음식점 이름 치고는 생뚱맞다.
고릴라 피쉬 매니저는 이름만큼이나 위치도 엉뚱하다. 명동과 종로 사이, 을지로 2가 쪽에 어설프게 위치해 있는데 이건 ‘명동도 아니고 종로도 아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맛집’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져 들어가 보니 정체는 ‘시푸드 뷔페.’ 2년 전부터 급물살을 타고 유행하기 시작해 지금은 포화상태에 이른 시푸드 뷔페 업계에 또 하나의 신인주자가 탄생한 것이다.
탐방 후 내린 결론은 ‘가격대비 대만족.’ 가장 후한 점수를 얻은 부분은 ‘신선한 재료’다. 국내산 꽃게로 만든 게장이며 참치 회, 연어 회, 밴뎅이 회 등이 싱싱함으로 미각을 사로잡는다. 재료 자체가 신선해서 그런지 뷔페에서 즐기는 것 치고는 수준급 이상의 맛을 낸다.
결정적인 이유는 이곳 대표이사 김형석씨가 본래 수산업에 종사하는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3대째 대대로 수산업에 종사해 오고 있는 집안 내력에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그의 내공이 더해져 가능했다.
때문에 질 좋은 수산물을 유통과정을 생략하고 저렴한 가격에 들여온다. 물론 여타 해산물 뷔페에 비해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이곳에서는 참치 회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아카미, 오도로 등 다양한 부위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매운 양념에 무쳐낸 참치육회도 있다. 거기에 국내산 밴뎅이 회, 문어 회, 골뱅이 등이 ‘날 잡아 잡수’하는 모습으로 상시 대기 중.
또 눈에 띄는 것은 ‘메로구이’와 ‘농어스테이크.’ 메로구이는 로바다야끼 같은 곳에서 한 토막에 1만원이 넘을 정도로 럭셔리 한 생선이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무한대로 즐길 수 있다.
또 즉석코너에서는 혀에서 사르르 녹는 ‘농어 스테이크’를 그리고 ‘스파게티’와 ‘알밥’ ‘장어구이’를 즉석에서 만들어 준다. 특히 이곳의 압권은 ‘새우튀김.’ 비싼 일식집에서 즐기는 수준이다.
그밖에 연어월남쌈, 오징어순대, 날치알 계란말이, 칠리꽃게 같은 다양한 메뉴들이 눈길도 입맛도 사로잡는다.
을지로점을 시작으로 최근에 동묘점을 오픈, 총 두 곳이 있는데 각각의 콘셉트가 다르다. 을지로점 같은 경우 규모가 작고 캐주얼한 분위기다.
주말에는 맥주뷔페가 포함되어 있어 친구들과 모임을 갖기에도 좋다. 동묘점은 좀 더 넓고 메뉴를 몇 가지 추가했다. 특히 초밥의 경우 을지로점과는 달리 ‘회전초밥’으로 즉석에서 만들어 준다.
이곳 사장 김형석(35)씨는 재미있는 사람이다. 처음에는 슈퍼맨을 연상하게 하는 생김새와 심한 부산말씨가 주눅 들게 만든다. 하지만 그와 몇 마디만 나눠도 금방 ‘폭소’를 자아내게 된다.
그는 과거 대학에서 학생회장을 지냈을 뿐만 아니라 몇 년 전에는 여자친구 부모님과 리무진을 타고 교제를 허락받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도 있다.
재미있고 쿨한 성격만큼이나 정도를 지키는 인물이기도 하다. 지금도 종사하고 있는 수산업에서는 ‘양심을 팔면 생선을 못 판다’는 철칙으로 일하고 있으며 그의 성격을 반영하듯 가게 앞에는 ‘어른을 공경하고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는 유일한 패밀리 레스토랑’이라고 써놓기도 했다.
할인되는 제휴카드는 없지만 65세 이상 어르신은 특별히 20% 할인을 해주는 대목도 눈에 띈다. /런치 뷔페 1만 6천원, 디너 뷔페 2만 3천원 (부가세 별도)
출처:한겨레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