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보령에서 발생한 김모(53)씨 가족 3명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보령경찰서는 22일 용의자 이모(32.이상 보령시 남포면 제석리)씨가 귀가하는 가족들을 차례대로 살해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이날 발표한 수사결과를 토대로 사건경위를 재구성해보면 이씨는 20일 오후 2-3시께 자신의 집에서 30여m 떨어져 있는 김씨 집에 찾아갔다.
2003년 아버지를 농기구로 찔러 살해하려 했다가 처벌받은 전력을 두고 김씨 가족이 평소 "천륜을 저버렸다"며 자신을 비난하고 헛소문을 퍼뜨린 데 앙심을 품고 이를 따지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대화를 거부하는 김씨에 의해 집 밖으로 밀려났으며 분을 참지 못한 이씨는 오후 7시께 다시 김씨를 찾아가 김씨 집 부엌에 있던 흉기를 가져다 휘둘렀다.
김씨를 살해한 직후 김씨의 노모(83)가 집으로 돌아와 마당에서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아들과 이씨를 발견하고 마당 건너 창고 안으로 도망가자 이씨는 뒤따라가 노모마저 흉기로 살해했다.
이후 이씨는 김씨 집 입구 계단에서 기다리다 귀가하는 김씨의 아내(51)를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의 아내는 "살려달라"는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려 했지만 이씨는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가족의 몸에 난 상처가 매우 깊고 김씨 아내의 경우 이씨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친 듯 옷이 심하게 찢겨 있었다"며 "'오후 7시 10분께 마을을 돌아다니는 김씨의 아내를 봤다'는 이웃 주민들의 말에 비춰 마지막으로 김씨 아내가 살해된 시각은 오후 7시 10분에서 8시 사이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범행 후 이씨는 김씨 부부의 시신에 왕겨를 뿌리고 파란 천막으로, 노모는 그냥 사료포대로만 덮은 뒤 황급히 현장을 빠져나갔다.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이씨는 몸에 묻은 피를 씻어내고 옷을 갈아입은 뒤 지난달 30일 납치해 자신의 방에 감금해왔던 김모(15)양을 22일만인 21일 오전 0시 25분께 다시 남포면 읍내리 집 근처까지 자전거로 태워다주고 청라면 향천리 친척 집으로 달아났다.
경찰은 22일중 김씨에 대해 살인 등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며 25-26일 현장검증도 실시할 예정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