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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이었지만 바지소송 판사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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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이었지만 바지소송 판사 용서"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6.26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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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밖에 남은 게 없고 2년을 악몽속에서 살았지만 피어슨 판사를 용서했다"
한인세탁업주인 정진남씨 부부는 25일 워싱턴 DC에 있는 자신들의 세탁소 앞에서 로이 피어슨 워싱턴 행정심판소 판사가 제기한 거액의 `바지 분실 소송' 1심 재판에서 승소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여러분 덕분에 제가 이겼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씨는 "이기고 지고간에 상처밖에 남은게 없다"면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며 그동안 힘들었던 순간들을 회고했다.

정씨는 이어 "개인적으로 피어슨 판사가 재임용에서 탈락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며 누을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다는 한국속담을 인용하면서 피어슨 판사에 대한 손해배상을 개인적으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피어슨 판사가 분실했다는 바지를 증거물로 들고 나온 정씨는 앞으로 "(바지를) 가게에 보관하다가 (피어슨 판사가) 달라고 하면 줄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의 부인은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 지 상상도 못했고 소송결과에는 매우 만족하지만 2년을 악몽속에 살다가 결과를 듣고보니 너무 허탈한 것밖에 없다"고 허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정씨의 부인은 피어슨씨를 다시 손님으로 오면 다시 받아들이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본인이 우리 가게를 원한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또 아메리칸 드림을 아직도 갖고 있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이뤄가야겠지요"라며 아직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려 당장은 힘들 것 같다. 조금 쉬었다가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번 사건 담당 변호사인 크리스 매닝과 멜린다 소싸몬은 피어슨 판사가 이번 판결로부터 30일이내에 항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전하면서 그가 항소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 뿐만 아니라 미국의 CNN방송, 폭스뉴스, MSNBC 방송과 AP통신, 로이터통신,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 등 50명 이상의 취재진이 몰려 이날 판결에 대한 미국언론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그리프 젱킨스 폭스뉴스 기자가 피어슨 판사의 바지 소송에 대해 항의의 표시로 양복 상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연두색 꽃무늬와 물고기 문양이 그려진 바지를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젱킨스 기자는 이번 소송이 마무리가 될 때까지 이번 사건을 보도할 때는 이색바지를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변호사협회(AAJ)는 이날 "이번 판결은 미국의 사법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환영을 표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미국 상공회의소의 법률개혁협회는 이번 세탁소 사건은 광범위한 소송남용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면서 피어슨 판사의 소송을 기각하고 피고의 법률비용을 지불하도록 판결함으로써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법률개혁협회는 이번 소송으로 그동안 정신적으로 그리고 재정적으로 큰 고통을 겪은 정씨 부부가 미국에서 더 이상 어려움을 겪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모금운동을 내달 24일 워싱턴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모금운동 계획은 www.chungfundraiser.com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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