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도쿄 그랜드프린스호텔 아카사카에서 열린 강지환 팬미팅에는 일본 전역에서 몰려든 1천여 명의 팬들로 가득 차 일부 보도진은 서서 취재를 해야 할 만큼 대성황을 이뤘다. 준비된 입장권이 금세 동이 났으며, 야후 옥션 등에서 7만~10만 엔의 고액으로 거래되기도 했다. 강지환은 일본에서도 방영된 MBC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에서 구재희 역을 인상적으로 소화해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지환은 "'굳세어라 금순아'의 인기가 높다는 걸 들었지만 어떤 반응일지 몰라 아주 걱정했지만, 직접 보니 정말 기쁘다"며 "일본으로부터 초대를 받고 처음엔 실감이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지환의 또다른 출연작인 MBC 드라마 '불꽃놀이'는 이달부터 일본에서 방송되고 10월에도 일본 쇼치쿠 미디어그룹 산하 위성채널인 위성극장을 통해 소개될 예정. 이에 대해 강지환은 "한국에 돌아갈 때 가장 큰 선물"이라고 기쁨을 표시하며 "'굳세어라 금순아'만큼 많이 사랑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강지환은 "배우라는 직업이 재미있다"고 밝힌 뒤, "아침 저녁으로 거울을 보면서 '이놈 참 잘생겼네'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남들이 나를 멋있게 봐주지 않을 테니까"라고 설명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어느 나라에서든 느끼는 감정은 비슷하고 언어만 다를 뿐이지 큰 차이는 없다"면서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해 2~3년 뒤 일본 배우랑 작품을 하고 싶다. 한국 배우가 아니라 어느 작품의 강지환이 됐으면 좋겠다"며 일본 진출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사진촬영 순서에서는 "카메라를 많이 가지고 오셨는데 멋있게 보이도록 잘 찍어 달라"고 주문한 뒤 "한국에 돌아가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일본에서 크게 환대받았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슈퍼마켓에 가도 아무도 날 안 신기해 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아 기자회견장은 다시 한번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팬미팅에서도 강지환은 특유의 재치와 넉살 좋은 입담으로 시종 팬들의 웃음을 유도했다. 이 자리에서 첫 주연작인 '굳세어라 금순아'의 재희 역에는 탤런트 김호진이 당초 예정됐으나 그가 중간에 그만두는 바람에 신인 배우가 낫겠다는 작가의 추천으로 기회를 거머쥐었다고 공개했다.
그는 촬영 에피소드와 예명에 얽힌 비화도 털어놓았다.
"두 시간 넘게 춤추는 장면을 촬영했더니 나중에 다들 딴짓을 했더군요. 이 장면은 좋아하지만 지금 보면 민망하고 닭살이 돋는 느낌이에요. 주인공이 헤어지는 장면은 저녁 8시부터 다음날 동틀 때까지 찍었는데, 개인적으로 마음이 울컥하는 소중한 장면입니다. 제 이름 강지환은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작가가 선물해 준 것입니다."
MBC '불꽃놀이'의 OST에도 참가해 삽입곡을 불렀다는 강지환은 "하루 2~3시간밖에 잠을 못자고, 드라마 '경성스캔들' 때문에 힘들어서 일본어로 부르려고 했지만, 아직 가사를 못 외웠다. 잘 몰라도 하고 싶어서 여러분과 같이 부르고 싶다"고 말을 꺼낸 뒤 스크린의 자막으로 대사를 처리해 행사장을 가득 메운 팬들과 입을 맞췄다.
좋아하는 여성상에 대해서는 "키가 160~170㎝ 정도에 나이는 17~45살까지. 그리고 긴머리에 치마, 보통 체중으로 번쩍 들어올릴 수 있을 정도면 오케이"라고 밝혀 웃음과 박수가 동시에 터져나왔다.
그는 MBC 드라마 '90일, 사랑할 시간'에 대해서도 각별한 애착을 보였다. 배우 강지환을 만들어준 뜻깊은 드라마로 3개월 찍고 나서 5개월간 후유증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에서는 시청률로 고전했지만, 아들 딸, 그리고 손주까지 대대로 보여주고 싶은 작품이라는 것. 이어 "촬영을 막 마치고 일본을 찾았다"며 화제작 '경성스캔들'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고 소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팬미팅은 토크쇼와 게임, 그리고 강지환의 마음을 담은 선물 증정에 이어 팬들이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촬영코너 등으로 3시간에 걸쳐 진행됐으며, 끝으로 강지환이 참가자 전원과 악수를 나누며 아쉬운 시간을 마무리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