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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맛골 명물 `고갈비집' 火魔딛고 새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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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맛골 명물 `고갈비집' 火魔딛고 새단장
화재로 50년만에 첫 영업중단…다음주 재개업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7.06 0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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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쓰러져 가는 옛날집이지만 50년이 되도록 서민들이 울고 웃고 했던 술집이여. 불에 탔다고 어떻게 포기할 수가 있겠어…"

`고갈비집' 또는 `전봇대집'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수십 년 동안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아 온 서울 인사동 피맛골의 대표적인 서민 주점 `종로집'이 화재의 아픔을 딛고 다음주에 다시 문을 연다.

주머니 부담 없이 소주를 즐길 수 있어 서민들이 많이 찾는 이 집은 시대적 고민과 젊은 연인들의 사랑 고백 등 수많은 사연을 담은 손님들의 낙서와 영화 `오! 수정'의 촬영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정식 상호보다는 대표 메뉴인 임연수 구이를 가리키는 `고갈비(원래는 고등어 구이)집'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이 주점에 예상치 못한 불운이 닥친 것은 지난달 26일 새벽 2시께.

주방의 냉각장치에서 시작된 불로 슬레이트와 목재로 지은 낡은 건물은 내부 60㎡ 중 절반인 30㎡가 소실되고 나머지 공간도 시꺼멓게 그을려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다.

영업시간이 끝난 뒤라 가게에 아무도 없었던 점은 불행 중 다행이었지만 50년 역사에 처음으로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불이 난 뒤 이 곳을 찾은 손님들은 거의 뼈대만 남다시피 한 가게 앞에서 안타깝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22년 전 가게를 인수해 임연수 구이와 빈대떡, 도토리묵 등 6가지 저렴한 안주로 고갈비집의 전통을 이어 온 김애자(65.여)씨는 6일 "불이 났다는 소식에 피해가 엄청날까봐 깜짝 놀랐다. 하지만 주방 쪽만 타고 손님들이 남긴 추억의 낙서로 가득한 바깥 홀은 그을리기만 해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고 직후 안타까워 할 손님들을 위해 `죄송합니다. 화재로 인해 며칠 쉬겠습니다. 꼭 문을 다시 열겠습니다'는 안내문을 가게 앞에 써붙였지만 장맛비에 금방 떨어져나간 데다 복구 공사도 늦어져 답답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었다.

김씨는 "되도록이면 옛 모습 그대로 손님을 맞으려고 한다"며 "불에 탄 곳만 조립식 건물로 복구하고 수십 년 된 낙서와 테이블 등은 추억을 되새길 수 있도록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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