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미국육류수출협회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20여개 주요 할인점과 백화점은 현재 잠정적으로 8월 9일부터 동시에 미국산 쇠고기를 팔기로 하고 물량 확보에 한창이다.
협회 관계자는 "국내 주요 할인점.슈퍼.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 대부분인 20여곳과 그동안 계속 일정을 조율해왔다"며 "일단 다음달 9일 일제히 판매를 시작하면서 공동 프로모션도 진행하기로 계획을 세워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협회를 통한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는 것은 홀로 부정적 여론의 표적이 되는 부담을 피하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미국산 쇠고기 판매 시기를 놓쳐 '선점 효과'를 포기할 수도 없는 만큼,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경쟁자들과 같은 시점에 미국산 쇠고기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어떤 업체가 8월 초까지 기다리지 않고 먼저 미국산 쇠고기를 팔겠다면 이를 막을 이유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현재까지는 대부분의 업체가 동시 판매를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협회측에 따르면 현재 유통업체들의 미국산 쇠고기 판매 의지는 매우 강하다.
특히 롯데마트의 미국산 쇠고기 판매 현황을 확인한 뒤 더욱 자신감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시민단체의 반발로 서울역점 등 6개 점포에서 판매가 중단되는 등의 홍역을 치르긴 했으나, 롯데마트는 지난 13일부터 대형 유통업체로는 처음 전국 53개 매장에서 미국산 냉장.냉동 쇠고기를 팔기 시작해 평소보다 3~4배에 이르는 수입육 판매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동시 판매일을 앞당기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각 업체가 지속적인 판매를 보장할만한 물량을 모두 확보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 내달 초로 일정을 잡았다"고 덧붙였다.
농림부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등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는 지난 4월말 3년5개월 만에 수입이 재개된 이후 현재까지 2개월여 동안 모두 118건, 1천497t이 국내에 들어왔다.
한 달 전인 6월13일 통계(37건, 248t)와 비교해 수입 건수는 3배, 수입 물량은 6배 이상으로 폭증했다. 한 달 만에 1천200여t(81건), 컨테이너로 환산하면 67개 분량의 미국산 쇠고기가 밀려 들어온 셈이지만, 아직 전국 주요 유통망에 충분히 공급되기에는 다소 부족한 상태다.
한편 미국육류수출협회는 다음달 9일 동시 판매일에 맞춰 주요 일간지에 미국산 쇠고기 판매 개시를 알리는 광고를 싣고, 참여 업체와 매장도 소개한다. 이후 9월까지 광고와 함께 전국 주요 매장 50여곳에서 시식회 등 본격적인 프로모션 활동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