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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100만원'다발이 왜 97만원밖에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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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100만원'다발이 왜 97만원밖에 안돼?
부지점장 "확인 안 한 교사가 잘못"… 지점장은 3만원 주고 사과
  • 백상진 기자 psjin@consumernews.co.kr
  • 승인 2007.07.19 07:5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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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찾은 돈과 실제 금액이 차이나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면 누가 책임져야 할까.

고객은 돈을 건네주기 전에 확인을 하지 않은 은행쪽에 책임이, 은행은 받은 돈을 확인하지 않은 고객에게 책임이 있다고 각각 주장하는 '희한한' 일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법적으로 책임소재를 따지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띠를 두른 다발을 내준 돈이 비는 경우 사업자(은행)측에 책임에 있다고 주장한다.

또 고객이 은행에서 찾은 돈을 쉽게 세어 볼 수 있는 '지폐 계수기'가 고객쪽 창구에 충분히 설치되어 있는지 여부와 은행을 믿고 거래하는 대다수 고객들의 관행을 함께 검토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고교 교사인 유 모(29ㆍ서울 성동구 옥수2동) 씨는 지난 11일 오전 쌍문동에 있는 한 신한은행에서 897만6000원을 현금으로 인출했다.

국민은행으로 송금을 할 일이 있어서였다. 은행 직원은 "수수료가 있으니 현금으로 인출한 후에 바로 옆에 있는 국민은행에서 입금하면 수수료가 들지 않는다"고 친절하게 말씀까지 해주었다.

찾으려는 금액을 현찰 묶음으로 받아 파일 가방에 넣고는 국민은행 자동화 코너로 바로 가서 입금을 시켰다. 그런데 100만원짜리 하나의 묶음이 100만원이 아닌 97만원으로 카운트됐다.

기계가 잘 못 계산할리 없어 다시 신한은행으로 가서 이 사실을 말했다. 처음에는 직원 분께서 알아 보겠다고 말씀하면서 잠시 앉아서 기다리라고 했다.

한 5분을 기다리니 부지점장이라는 분이 오라고 하더니 말씀을 하셨다. "자신들이 묶은 돈 다발이 97만원 일 리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 말을 듣는 유 씨는 순간 돈 3만원을 위해 은행에서 떼를 쓰는 거짓말 쟁이가 되어 버린 것 같았다. 정말 당황스럽기 그지 없었다.

상황을 다시 설명했다. 부지점장은 "고객이 돈을 확인해야지 확인하지 않았으니 고객의 책임이지 은행의 책임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 왜 돈을 건네주기 전에 확인은 하지 않느냐. 은행에서 묶은 돈을 줄 때 고객은 당연히 은행을 믿고 그것이 100만원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하자 "은행은 실수를 하지 않고 고객이 잘 못 한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화가 나서 언성을 높이자 그제서야 확인해 보겠다고 하면서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라고 하더니 10분 정도 지난후 뒤로 불렀다.

부지점장은 "3만원은 자기가 자비로 줘도 되지만, 그러면 은행의 신용이 땅에 떨어진다"며 "확인하지 않은 고객의 잘못이니 그냥 조용히 가라"고 하는 것이었다.

유 씨는 "이 말을 듣고 신한은행에 대한 신용이 싹~ 사라져버렸다. 고객에 대한 생각이 이 정도일거라고 생각 못했다. 고객의 잘못만을 생각하는 신한은행에 정말 정이 뚝 떨어졌다"고 흥분을 감추지못했다.

그는 또 "모든 지점이 다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 지점은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한다. 끝까지 은행 잘못은 없고 고객의 잘못과 '또 어떻게 고객을 믿느냐'는 부지점장의 태도에 정말 두손 두발 다 들었다"고 허탈해했다.

(이 은행의 지점장은 다음날(12일) 아침 고객인 유 씨를 직접 찾아가 사과하고 3만원을 주고 갔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법적으로 책임소재를 따지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띠를 두른 다발을 내준 돈이 비는 경우 사업자(은행)측의 책임이다. 인출해 준 쪽이 보상해주어야 한다.
돈을 확인하고 내주어야 하는 의무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또 인출한 돈을 고객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고객쪽 창구에 계수기를 설치하고, 은행을 믿고 거래하더라도 확인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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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2007-07-19 20:04:39
고객이 은행을 불신한다면 은행거리는 끝

510 2007-07-20 03:09:26
저도 은행돈은 '당연히 맞겠거니' 하고 받아오는 편인데 저런경우도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