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24일 오전 2시40분께 충북 진천군 덕산면 산수리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에서 30대 후반의 남자가 자신이 몰던 쏘나타 승용차로 카렌스 승용차를 들이받은 뒤 카렌스 승용차 탑승자 2명을 둔기로 때리고 카렌스 승용차를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은 수사 도중 이 남자가 갓길에 버리고 간 쏘나타 승용차의 실제 차주가 정모(32) 씨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정씨의 휴대폰 위치추적에 나섰다가 뜻밖에 이날 오전 7시20분께 안성시 원곡면 안성휴게소 뒤편 지방도 옆 공터에서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정씨를 발견했다.
당시 정씨는 공터 주차장에 주차된 김모(39) 씨 소유의 EF쏘나타 승용차 밑에 쓰러져 있었으며, 휴대폰은 발견됐지만 지갑은 없는 상태였다.
경찰은 정씨가 전날(23일) 오후 10시쯤 안성휴게소에서 일하는 어머니를 태우러 왔던 점과 시신의 상태로 미뤄 이 시간대에 피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추돌사고를 내고 달아난 남자가 정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추돌사고 피해자와 숨진 정씨 주변인물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더욱 의혹을 증폭시키는 점은 정씨 시체 주변에서 발견된 승용차에도 실종 여성의 혈흔이 묻어 있었고, 이 여성 역시 결국 주검으로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 차의 주인인 김씨의 아내 이모(40) 씨는 24일 오후 6시께 헬스클럽에 간다며 나간 뒤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다가 결국 25일 평택시 장안동의 논 주변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 사건들의 연관관계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우선 키 175㎝에 갸름한 얼굴형인 40대 남성의 신원 확인에 주력하고 카렌스 승용차를 긴급 수배하는 한편, 이씨와 김씨의 살해 경위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남현ㆍ김재현 기자(airinsa@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