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업체들의 기세에 삼성전자, LG전자도 맥을 못추던 내비게이션 시장에 ‘SK 주의보’가 발령됐다.

현재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은 70여개 업체가 난립한 가운데 팅크웨어(아이나비), 카포인트(엑스로드), 현대오토넷(폰터스) 등 중견 업체들이 주도 중이다. 그러나 SK 계열사들이 이달 새로 시장에 뛰어든데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시장 쟁탈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소극적이었던 삼성ㆍLG전자와 달리 SK 관계사들이 최근 공격적으로 포문을 열었다. SK에너지는 그룹 계열사들과 연계, 내비게이션사업 본격진출을 선언한 상황. 주무기는 막강한 콘텐츠 파워와 인프라.

‘토마토맵’을 공급하고 있는 SK에너지는 올해부터 연간 1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자, 내비게이션의 핵심기술인 지도개발사업을 강화한다. 올 9월부터 새로운 토마토맵을 내놓고 시장공략에도 나선다. 블루투스기술을 이용, 전국 3500여 SK주유소에서 자사 지도를 이용하는 내비게이션의 콘텐츠를 쉽게 다운로드받게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그룹사와의 연계도 강화된다. SK네트웍스의 스피드메이트란 경정비망과 SK에너지의 전자지도와 실시간 교통정보(TPEG) 사업망을 내비게이션 사업에 십분활용, 시장파괴력을 노린다는 것. 이미 SK네트웍스가 토마토맵을 탑재한 내비게이션 ‘스피드메이트 S7’을 이달 내놓았다. 이 제품은 전국 330개 스피드메이트 직영점에서 구매와 애프터서비스가 가능해 사후관리가 강점이다.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SK 계열사들이 올 하반기부터 최대 시장복병으로 떠오른 상황”이라며 “당장 파급력은 없겠지만 주유소와 경정비망이란 막강한 인프라에 소프트웨어를 보강한다면 다크호스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초 진출 후 부진에 시달리던 삼성전자,ㆍLG전자도 하반기 사업강화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현재 개발 중인 내비게이션 제품을 올 하반기에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와이브로와 초고속이동통신 기술을 접목, 내비게이션을 차량통신허브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도 시장주력모델인 7인치 내비게이션을 준비중이다.

중소업체 관련 시장구조조정도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달 가격경쟁을 주도하던 노바일렉트로닉스의 부도로 중견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시장재편이 빨라진 것. 업계 관계자는 “저가경쟁에 과열 양상을 빚어온 중소업체들이 가격경쟁을 버티지 못하고 시장에서 서서히 정리되고 있다”며 “대기업들이 강공을 펼 태세로 중견업체들도 바짝 긴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은 올해 137만대, 2008년 168만대, 2009년 199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선영 기자 (헤럴드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