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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팔자 안 부러운 경주마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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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팔자 안 부러운 경주마 팔자"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8.03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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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로 휴양 떠나기, 전용 수영장에서 수영 즐기기, 인삼과 수입 영양제 복용에 냉.온 찜질까지'

섭씨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여름 휴가철, 유독 더위에 약한 경주마들이 사람보다 호사스러운 피서를 즐기고 있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비싼 몸값의 부산경남경마공원 경주마들은 여름이 되면 조교사들의 극진한 대접을 받는다.

사람들이 여름이면 시원한 바다를 찾듯 경주마들도 더위에 지치면 말 전용 수영장으로 뛰어든다. 수영을 하다 보면 더위를 잊는 것은 물론 운동과 치료효과를 볼 수도 있다.

수심 3m가 넘는 수영장을 한 바퀴 돌면 맨 땅에서 1천500m를 달리는 정도의 운동효과를 볼 수 있고 수영을 하면 자연스럽게 뭉친 근육이 풀어지고 경주나 훈련에서 생긴 질환이 완화되기도 한다.

경주마들은 냉.온 찜질도 즐긴다. 조교사들은 마방(馬房)에 이동식 원적외선 치료기를 설치해 경주마들에게 원적외선 찜질을 해주는데 혈액순환과 신진대사 촉진, 근육 이완을 통한 피로회복, 피부염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조교사들은 경주마들이 더위에 지쳐 있으면 수시로 시원한 물로 샤워를 해주기도 하고 얼음으로 찜질도 해준다.

무더위 못지 않게 경주마를 괴롭히는 것은 모기. 모기떼가 극성을 부리면 경주마는 밤잠을 설치는 것은 물론 심할 경우 스트레스를 받아 몸무게가 줄기도 한다.

마방에는 모기를 쫓기 위한 전자파 전등과 방역용 소독기가 필수다. 마방에 차양막을 치는 것은 기본이고 선풍기가 설치되기도 하며 깔짚도 보통 때보다 자주 갈아줘 말이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도록 해준다.

더위에 약한 경주마들은 여름이면 열량 소비는 크게 느는데 비해 사료섭취량은 줄어 조교사들은 끼니때마다 말들의 입맛을 돋우고 체력보강을 위한 특별식을 준비한다.

끼니마다 각종 미네랄이 함유된 특별사료는 물론이고 인삼가루, 수입 비타민제, 골격강화제, 말발굽보호제 등을 골라 먹이고 입맛을 잃은 말들에게는 식욕촉진제, 소화불량인 말에게는 소화제도 준다.

말 전용 비타민 등 수입 영양제는 10㎏ 짜리 가격이 10만∼40만원이나 한다.

입상 경력이 화려해 몸값이 수억원에 이르는 일부 경주마들은 아예 한달에 100만원 안팎의 비용을 들여 휴양을 떠나기도 한다.

주로 제주도나 밀양, 제천, 원주 등지에 있는 민간목장에서 1∼2달 정도 머물면서 쉬면서 치료를 받기도 하고 재활훈련을 하기도 한다.

김재섭(46) 조교사는 "말은 더위에 약해 여름을 잘못 보내면 체력이 떨어져 경주마로써의 생명이 짧아지는 등 큰 타격을 입게 마련"이라며 "경주마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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