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르포작가 애니 체니의 저서 '시체를 부위별로 팝니다'(알마)는 시체가 어떻게 판매되는지를 파헤친 책이다.
자신의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은 시체를 다루는 사업이 피라미드처럼 짜여 있으며, 수요가 공급량을 훌쩍 뛰어넘는다고 설명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체의 값은 그것이 어디에 쓰이냐에 따라 1만 달러에서 많게는 10만 달러까지 매겨진다.
물론 합법적 절차를 거쳐 매매되는 경우도 많지만, 시체 공급업을 하고 있는 몇몇 브로커들은 시체를 얻기 위해 사기나 절도와 같은 사악한 수단을 쓴다.
저자는 미국 내 10% 정도의 주에서만 화장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조사한다며 화장을 앞둔 시체일수록 더 쉽게 범죄에 노출된다고 말한다.
책은 연구 및 교육 목적으로 판매되는 용도로, 그리고 신선한 상태로 냉각됐을 경우 머리 550-900달러, 몸통 1천200-3천달러, 다리 1개당 700-1천달러 등으로 판매된다고 전했다.
시체 매매 시장은 과학 발전과 의학 기술의 진보를 위한 중요한 사업이자 돈벌이로 인식되면서 1990년대 2억 달러 규모에서 지금은 무려 10억 달러로 커졌다.
한때 시체 매매업에 종사했던 장의사는 저자에게 신문 부고란이 자신에게는 경제 섹션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저자는 화장장을 운영하며 불법 시체 매매로 수십 만 달러를 벌어들여 20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시체 브로커도 만났다.
책을 번역한 임유진 씨는 "이 책이 의도하는 바는 정책이나 관리, 감독의 재고"라며 "과학의 발전이나 타인의 생명 연장을 위해 기꺼이 시신기증을 택하는 이들의 뜻이 오롯이 지켜지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저자는 2005년 미국기자협회 주최 '데드라인 클럽 어워드'에서 특종보도 부문 최고상을 받았다.
236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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