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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습격(?)' 해남군 박쥐들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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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습격(?)' 해남군 박쥐들 화제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8.17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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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떼가 주유소를 점거(?) 했다!'
8년 전 박쥐떼의 첫 습격(?)을 받은 뒤 이제는 아예 이들의 소굴로 바뀐 전남 해남의 한 주유소가 화제가 되고 있다.

겉보기에는 일반 주유소와 다를 바 없는 해남군 황산면 부곡 주유소에서는 매일 저녁마다 진풍경이 벌어진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주유소 기둥에서 빠져 나온 박쥐들이 떼를 지어 하늘로 날아 오르는 장관(?)이 펼쳐지는 것.

주유소 양쪽 기둥에서 차례로 빠져 나와 날아 오르는 박쥐 숫자는 어림잡아 120 마리 이상으로 야생에서도 보기 힘들어진 박쥐가 기름 냄새 가득한 주유소에서 목격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렇게 많은 수의 박쥐가 도데체 어디에 숨어 있다 나타나는 것일까?
높이 5m, 둘레 2m 정도의 주유소 기둥은 상호가 새겨진 원통형 철판으로 덮여 있는데 박쥐는 이 시멘트 기둥과 철판 사이 좁은 틈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야행성인 박쥐는 낮에는 거꾸로 매달려 잠을 자는데 원통 철판을 고정하기 위해 1m 간격으로 촘촘히 박아놓은 철심이 이들의 보금자리가 돼 일종의 박쥐 아파트가 탄생하게 된 것.

이 주유소 이승재(47) 사장은 "8년 전 처음으로 3-4 마리 정도가 한쪽 기둥에서 살고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3년 전부터 개체수가 늘어 나더니 이제는 다른 기둥으로 '분가'까지 할 정도로 증가해 주유소의 '또 다른 주인'이 됐다"고 말했다.

박쥐떼는 주유소를 찾는 차량 운전자와 마을 주민들에게도 색다른 볼거리가 돼 멀리서 일부러 구경 올 만큼 동네 명물이 됐다.

더위를 피해 삼삼오오 모여 앉은 주민들은 날씨가 궂으면 활동이 줄어드는 박쥐의 움직임을 보며 일기 예측을 하기도 하고 어린 박쥐가 날아가는 모습에 함께 즐거워 하기도 한다.

마을 주민들은 "박쥐가 이렇게 날아 다닌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마을의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증거"라면서 "예전에는 박쥐를 음침한 동물이라고 싫어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요즘은 오히려 마을의 귀한 손님으로 대접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생태 전문가들은 "이들 박쥐가 서식지였던 주변 광산이 훼손되면서 주유소에 둥지를 튼 것으로 보인다"면서 "박쥐는 시력과 후각이 거의 없어 주유소 서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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