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방식이 현실적이지 않고 '사행성' 논란까지 있어 유사한 경기를 열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인터넷 사이트 '오엑스(OX) 1만닷컴(www.ox10000.com)'에 따르면 주최 측은 건물 평가액 85%에 해당하는 참가자를 모으지 못하자 17일 '대회 중지'를 선언한 뒤 참가비를 환불하고 있다.
주최측은 사이트 공지문에서 "대회를 성공시키지는 못했지만 부동산 소유자에게 또 다른 판매방식을 제시했다는 의의가 있다"며 "이번 경험을 살려 새 매각 물건을 구한 뒤 2차, 3차 대회를 열기 위해 현재 한 골프장을 섭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회는 참가비를 모아 부도가 난 건물의 부채를 청산한 뒤 온라인 퀴즈 경기를 벌여 승자 1명에게 건물을 양도하는 것으로 주최 측은 경품으로 감정가 140억원인 대구 달서구 송현동 소재 옛 뉴삼일호텔 건물을 내걸었다.
이 대회에 대해 사회 일각에선 대회 방식에 무리가 많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부동산 부채를 청산하기 위해 최소 수십만명의 '유료 회원'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이 정도 인원을 모으기가 쉽지가 않다는 얘기다.
국내 한 대형 포털업체의 관계자는 "유료 고객을 수십만명 모으려면 업체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대규모 홍보를 해야 한다"며 "부도가 난 건물을 넘겨준다는 식으로 다소 논란이 될 수 있는 내용이라면 이 같은 마케팅이 사실상 매우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종 승자가 건물을 받을 때 거액의 양도세를 직접 부담해야 한다는 조건도 문제가 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 대회 사이트의 자유 게시판에 "게임에 이겨도 결국 수 억원의 돈을 내야 하는데 1만원으로 140억원 건물을 딸 수 있다는 홍보 내용과는 얘기가 다르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대회가 사실상 '도박'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구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조광현 사무처장은 "적은 돈으로 엄청난 이득을 약속한다는 점에서 결국 사행심을 자극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며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해 쉽게 돈을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사업이 계속 쏟아질 가능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는 주최 측의 답변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소액의 돈을 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퀴즈대회를 여는 구조라 도박 사이트로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며 "현재로서는 참가비를 제대로 환불해 주지 않는 경우에 한해 수사를 할 수 밖에 없고 아직 이와 관련해 (돈을 못 받았다는) 신고가 들어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