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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40억 건물'경품 퀴즈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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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40억 건물'경품 퀴즈행사
  • 장의식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8.21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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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금 1만원으로 140억원짜리 건물을 경품으로 받는다고 해 화제를 모았던 온라인 퀴즈대회가 최근 참여율 저조로 무산되자 주최측이 새 '매물'을 구해 비슷한 경기를 열겠다고 나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대회 방식이 현실적이지 않고 '사행성' 논란까지 있어 유사한 경기를 열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인터넷 사이트 '오엑스(OX) 1만닷컴(www.ox10000.com)'에 따르면 주최 측은 건물 평가액 85%에 해당하는 참가자를 모으지 못하자 17일 '대회 중지'를 선언한 뒤 참가비를 환불하고 있다.

주최측은 사이트 공지문에서 "대회를 성공시키지는 못했지만 부동산 소유자에게 또 다른 판매방식을 제시했다는 의의가 있다"며 "이번 경험을 살려 새 매각 물건을 구한 뒤 2차, 3차 대회를 열기 위해 현재 한 골프장을 섭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회는 참가비를 모아 부도가 난 건물의 부채를 청산한 뒤 온라인 퀴즈 경기를 벌여 승자 1명에게 건물을 양도하는 것으로 주최 측은 경품으로 감정가 140억원인 대구 달서구 송현동 소재 옛 뉴삼일호텔 건물을 내걸었다.

이 대회에 대해 사회 일각에선 대회 방식에 무리가 많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부동산 부채를 청산하기 위해 최소 수십만명의 '유료 회원'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이 정도 인원을 모으기가 쉽지가 않다는 얘기다.

국내 한 대형 포털업체의 관계자는 "유료 고객을 수십만명 모으려면 업체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대규모 홍보를 해야 한다"며 "부도가 난 건물을 넘겨준다는 식으로 다소 논란이 될 수 있는 내용이라면 이 같은 마케팅이 사실상 매우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종 승자가 건물을 받을 때 거액의 양도세를 직접 부담해야 한다는 조건도 문제가 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 대회 사이트의 자유 게시판에 "게임에 이겨도 결국 수 억원의 돈을 내야 하는데 1만원으로 140억원 건물을 딸 수 있다는 홍보 내용과는 얘기가 다르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대회가 사실상 '도박'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구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조광현 사무처장은 "적은 돈으로 엄청난 이득을 약속한다는 점에서 결국 사행심을 자극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며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해 쉽게 돈을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사업이 계속 쏟아질 가능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는 주최 측의 답변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소액의 돈을 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퀴즈대회를 여는 구조라 도박 사이트로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며 "현재로서는 참가비를 제대로 환불해 주지 않는 경우에 한해 수사를 할 수 밖에 없고 아직 이와 관련해 (돈을 못 받았다는) 신고가 들어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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