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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양보' 이지영씨 자필 쪽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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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양보' 이지영씨 자필 쪽지 공개
  • 백상진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8.24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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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부모님께). 건강히 잘 있으니 걱정 마세요. 잘 먹고 편히 있어요. 아프지 마시고 편히 계세요"
탈레반에 납치된 다른 인질들에게 석방 기회를 양보한 이지영(36.여)씨가 쓴 쪽지가 23일 공개됐다.

이 쪽지는 이지영씨와 함께 있다 먼저 풀려난 김지나.김경자씨가 석방 직전 전달받아 갖고 온 것으로 이날 오후 8시께 이씨의 가족들에게 전달됐다.

이씨의 작은 오빠 종환(39)씨는 "탈레반이 두명을 석방하면서 내 동생에게 가족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적으라고 허락해 쓴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씨의 `편지'는 아랍어 글귀가 인쇄된 흰 색 바탕의 노트 조각에 간결한 글씨체로 5줄로 짧게 적혀 있다.

그동안 쪽지의 존재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이날 경기도 성남시 분당 피랍자 가족모임 사무실에서 처음으로 딸의 메모를 전해받은 이씨의 어머니 남상순(66)씨는 북받이는 그리움과 슬픔을 참지 못하고 딸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했다.

남씨는 "딸의 필적이 맞다"며 "이것을 받는 순간 우리 지영이를 만난 것 같았다. 자기도 힘들텐데 엄마 몸 아프지 말라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오빠 종환씨는 "쪽지가 있다는 것을 오늘 오후 석방자 가족을 통해 들었다"며 "석방자들이 많이 지치고 피곤한 상태여서 그동안은 안정을 취하느라 (쪽지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영씨의 어머니와 오빠는 이날 저녁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의 석방자 인터뷰를 통해 전해진 `석방기회 양보' 보도에 대해서도 심경을 밝혔다.

이씨의 어머니는 "원래 남을 배려하고 심성이 착한 아이다. 딸이 남을 위해 양보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기다리는 심정은 매일매일 불안하고 피가 마른다"며 "지영아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 19명이 손에 손 잡고 활짝 웃는 모습으로 빨리 만나자"라고 애타는 심정을 토로했다.

이씨의 오빠는 "동생의 육성이 공개됐을 때 목소리가 차분하고 건강해서 아픈 사람이 풀려난다고 했을 때는 기대를 안 했었다"며 "그런데 알고보니 음식도 제대로 못 먹고 많이 아프다가 두 분이 석방되기 4-5일전부터 회복되자 `나는 이제 괜찮다'며 남겠다고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국내언론을 통해 육성이 공개된 바 있는 이지영씨는 지난해 말께 아프간으로 출국해 현지에서 교육 및 의료 봉사활동을 하다 이번에 피랍된 봉사단의 현지 인솔자 중 한 명으로 합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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