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회장 김승유)가 조만간 핵심계열사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직원간 임금격차 해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은행장 윤용로)이 국내 은행 중 최고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는만큼 향후 하나은행 직원들의 임금 수준이 얼마만큼 상향조정될지 주목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노조 측은 외환은행 직원과의 임금불균형 및 성과급 문제와 관련해 동종 자회사간 임금격차를 줄여나가기로 합의했다.
김창근 하나은행 노조위원장은 "지난 15일 노사간의 동종 자회사간 격차를 해소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간 외환은행은 론스타가 직원들의 처우를 국내 금융기관보다 타이트하게 운영하지 않아 하나은행보다 상대적으로 급여수준이 높은 게 사실"이라며 "은행마다 급여체계가 다르고 어떤 시스템이 좋은지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처럼 자회사간 동종영업을 할 때, 비슷한 성과를 냈다면 같은 수준으로 맞추는 게 맞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환은행 1인 평균 급여액(2011회계연도 3분기 기준)은 5170만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인 반면 하나은행의 경우 3800만원으로 최하위다. 외환은행 직원들이 하나은행보다 평균 1300여만원을 더 받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은행은 상위 직급이 많아 행원 비중이 20%에 불과한 반면 하나은행은 행원비중이 절반이나 되기때문에 개별적으로 보면 임금차이가 거의 없다"며 "성과에 따라 거기에 대한 특별보너스를 주면 해결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외환은행이 올해 하나은행과의 인수․합병(M&A)에 따른 위로금 명목으로 기본급의 500%를 지급하기로 해 논란을 샀다. 타은행들이 200% 안팎의 성과급을 주는 것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 호조에 따른 보상과 외환은행 M&A 성공 축하금 명목으로 기본금의 200%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에도 기본급의 1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 바 있다.
하나은행 노조 측은 지난 15일 성명서를 통해 "김승유 회장은 외환은행 노조원과의 500% 성과급 지급 '이면합의'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여론의 비판에도 외환은행 직원들에게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력 반발했다.
결국 하나금융 측은 성과급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외환은행 노조와 협의해 '기본급의 200% 지급'으로 축소했다.
윤용로 외환은행장도 이날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임직원들의 스톡옵션을 없애는 대신 PS제도(초과이익분배금)를 도입하겠다"며 "임직원에 대한 합리적인 성과보상체계 수립을 위해 테스크포스를 꾸려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통합 초기부터 내부적으로 여러 불협화음을 야기한 가운데 하나은행 노조와 임금체계를 개선키로 합의하면서 양사 간의 통합작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또 하나은행 직원들의 급여 수준이 얼마나 상향될지와 함께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받은 외환은행이 이후 하나은행과 합병시 임금 및 복지체계가 지금과 얼마만큼 변화가 있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