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의 주력기업인 STX조선해양(회장 강덕수)의 유동성이 최근 급격히 악화돼 강덕수 회장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강덕수회장의 유동성 개선 '특명'에도 불구 장기화된 조선.해운업계 불황의 여파로 곳간의 현금이 점점 말라가고 있다. 82%에 달하던 유동비율이 지난해 말 70.7%로 11% 이상 뚝 떨어졌다. 신용평가기관들도 STX조선해양의 신용도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강 회장의 애를 태우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연결 한국채택재무제표 기준(K-IFRS)으로 지난해 유동자산 6조7천억원에 유동부채 9조5천억원, 유동비율 70.7%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77.8%, 2009년 81.9%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수준이다.
직접적인 영향은 유동자산이 2009년 말 9조5천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8천억원(30%)으로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유동부채는 11조6천억원에서 9조5천억원으로 2조원가량(19%) 줄어드는데 그쳤다.
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10년 1조6천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3천억원으로 3천억원(19.4%) 감소했다. 반면 단기차입금은 2.4% 늘어났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은 STX유럽의 우량 자회사 STX OSV를 포함한 연결 재무로서 STX조선해양 별도 재무현황은 유동성 문제가 더 심각하다.
STX조선해양의 별도 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유동비율은 63.2%로 최근 3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2010년 72.9%, 73.2%보다 10%p 가량 추락한 수준이다.
유동자산이 3년새 4조원에서 2조원대로 거의 반토막이 났기 때문. 게다가 STX조선해양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09년 4천억원이 넘었지만 지난해 말 1천400억원으로 66.2%나 쪼그라들었다.
영업실적도 연결 기준으로는 호조였지만 별도 재무제표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이 확연하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STX조선해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천39억원으로 전년(1천826억원)보다 43% 감소했다. 순이익은 2010년 754억원에서 지난해 197억원 순손실액을 기록해 적자전환 됐다.
증권가에서는 STX조선해양의 수익성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운전자금은 늘어나고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으로 재무적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8일 STX조선해양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끌어내렸다. 단 신용등급은 'A-'를 유지했다. 조선업황 회복이 지연되면서 STX조선해양의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STX그룹이 강덕수 회장의 특명에 따라 우량 자회사 STX OSV를 매각하는등 STX조선해양 등의 재무구조 안정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STX그룹은 STX OSV를 내달 중으로 매각해 상당한 규모의 유동성 개선 효과를 노리고 있다. OSV 매각금액은 최근 수주가 잇따르고 있는데다 실적개선에 따른 어 주가 급등으로 8천억원에서 1조원대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STX OSV는 지난 연말 수주잔량이 166억7천500만NOK(3조2천억원)에 이르는데다 신규 수주도 계속되고 있다.
한편 금융권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오는 5월 초 1천500억원 상당의 회사채 발행을 목표로 옵션부채권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회사 측은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붙여 같은 등급(A-)의 민평금리보다 40bp를 낮춘 6.90%에 시장을 태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업계에서는 STX조선해양이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회사채 등의 차환에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오는 7월까지 총 4천700억원의 채권을 만기 상환해야 한다. 앞서 회사 측은 6월 만기인 2천700억원의 경우 사모사채로 만기를 연장, 실제 상환부담은 2천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