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러 기업은행의 변신을 주도하고 있는 조준희 행장(사진)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준희 행장은 지난 2010년 12월말 취임 이후 줄곧 기업은행만의 차별화된 상품개발과 현장 중심의 영업마케팅에 주력해 왔다.
그 결과 기업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사상최대인 1조5천522원을 시현했다. 총자산도 전년(2010년)대비 8.7% 늘어난 189조 5천억원을 기록했다.
또 올해 초부터 기업은행 간판 모델로 80대 방송인 송해씨를 내세워 'IBK기업은행'이란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현재 송해 씨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들어온 순수 예․적금규모만 152건, 957억원을 넘어섰다. 초기에는 60대 이상의 개인고객들이 많았다면 현재는 40대 고객층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조 행장은 이러한 기세를 몰아 젊은층 고객확보를 위해 이달부터 '송해 TV광고 후속편'을 선보였다. 모델은 국민MC 송해(86)씨와 아역배우 김유빈(8)양. 새 광고를 통해 어린이들과 젊은 고객층까지 아우르며 전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다.
조 행장의 파격적인 행보는 기업은행의 강점인 중소기업대출 부문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은행권 전체 중소기업대출 순증액 11조3천억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5조5천억원을 지원했다. 그럼에도 자산건전성 부문에서 고정이하여신비율 1.48%, 연체비율 0.70%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그는 특히 지난해말 기업은행 대출금리를 2%포인트 낮추고 송금수수료를 면제해 화제를 모았다. 또 최근에는 "임기 내에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한 자리수로 낮추겠다"며 "행장 직을 걸고 헛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행장은 지난달 29일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금리 인하 후 주가가 폭락하는 일도 있었지만 나무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금융위기 이후 먹구름이 찾아왔는데 기업이 쓰러지면 기업은행의 미래도 불문가지"라면서 금리인하 의지를 거듭 밝혔다.
조 행장은 아울러 캠페인이나 프로모션 등의 지출을 줄여 불필요한 오해나 거품을 없앴다. 이로 인해 지난 1년 동안 고객수가 103만명이나 증가했다. 또 지점장 책임 하에 업무시간을 2시간17분 줄이도록 하면서 업무효율성을 높였다.
그는 인사문제에 있어서도 혈연․학연을 따지지 않고 오로지 개인의 업무능력을 고려해 형평성을 제고했다.
조 행장은 취임 초기 관료출신 행장들이 즐비했던 기업은행에서 '첫 내부출신 행장'으로 발탁된 후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취임 1년 만에 안정된 실적과 차별화된 영업 전략으로 자신에게 쏟아졌던 우려가 기우였음을 입증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조 행장은 오는 2015년까지 ▲총 자산 300조원 ▲기업ㆍ개인 고객 각 100만ㆍ1500만 달성 ▲중소기업 연관 신시장 창출 ▲동아시아 IBK금융벨트 구축 ▲획기적인 서비스와 신상품 개발 등을 기업은행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그 토대를 다져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올해는 여느 때보다도 시중은행들간의 치열한 박빙승부가 예상되고 있어 조 행장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기업은행이 실적부문에서 아직 은행권 4위를 달리고 있지만 외환은행을 인수하며 300조원대의 거대금융지주사로 도약한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와 240조원의 NH농협금융지주(회장 신충식) 출범 등으로 은행권 판도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다.
기업은행이 그간 시중은행들과의 정면승부에서 밀리지 않고 대등한 경쟁을 펼쳐온 가운데 올해에도 남다른 영업마케팅과 '한 자릿수 대출금리'라는 파격행보 속에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금융계가 주목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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