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끼짬뽕’ 효과로 거칠 것 없던 삼양식품 전인장 회장이 아들 경영권 승계를 위한 편법 지원 논란에 휩싸여 사회적 눈총을 받고 있다.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인장 회장은 최근 특수관계사인 비글스를 통해 아직 10대에 불과한 아들 병우(18세)군의 경영권 승계를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비글스에 대해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페이퍼컴퍼니’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비글스는 농수산물도·소매업을 주력으로 내세운 업력 3년여의 신설 회사로 병우(18)군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비글스는 또 삼양식품 계열사이자 최대주주인 삼양농수산 지분 26.9%(2만2천550주)를 보유해 2대주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삼양농수산의 최대주주는 전 회장의 부인이자 병우군의 모친인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으로 지분 42.2%(3만5천450주)를 보유하고 있다.
비글스는 삼양식품 지분 1.66%(12만5천396주)도 보유하고 있다. 전 회장과 김 사장의 삼양식품 지분율이 각각 2.11%, 3.98%인 점으로 미뤄볼 때 병우군의 지분율 또한 적지 않은 상황이다.
심양농수산은 삼양식품 지분 33.26%(258만5천191주)를 보유하고 있어 비글스가 삼양농수산을 통해 삼양식품 및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비글스는 2008년 10월 설립 당시 삼양농수산 지분이 전혀 없었으나 1년 만인 2009년 26.8%로 지분율이 뛰었다.
일각에서는 비글스가 설립한지 불과 몇 년 만에 삼양농수산 2대주주로 올라설만큼 여력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 삼양식품 관계자는 “지난 2005년 채권단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창업주 전중윤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대거 3세들에게 넘겼다”며 “이 자금으로 비글스를 설립하고 지분율을 높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비글스 설립 이후 매출 등 실적 현황과 관련해서는 집계된 바가 없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그러나 비글스의 사업 실체가 모호하고 업력이 적은 회사가 대규모 자금을 일시에 확보해 '지주사'가 된 점을 미뤄 비글스가 경영권 승계를 위한 단순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병우군은 작년 내부자 거래 의혹 가운데 두 차례 주식을 매도해 약 80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전적’도 있다.
삼양식품은 작년 11월 나가사끼짬뽕이 신라면 매출을 앞질렀다는 과장된 보도자료로 주가를 부양해 비글스의 배를 불리는 데 일조했다는 의혹을 샀다.
앞서 작년 7월에는 삼양식품이 평창 동계올림픽 수혜주로 지목돼 주가가 오를 당시에도 주식 매각으로 시세차익을 챙긴 바 있다.
이와 관련 삼양식품 관계자는 “주식 매각은 개인적인 활동으로 그룹 차원의 개입은 있을 수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삼양농수산은 자산총계 2천700억원 규모로 2010년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 각각 전년비 54.5%, 62% 감소한 131억원, 63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추락하고 있다.
한 때 최고가를 경신하던 삼양식품 주가도 최근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2일 삼양식품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변동 없는 3만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