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모범기업 이미지를 구축해온 유한양행이 최근 끝모를 실적부진과 주가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소폭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반토막 났다. 한때 국내 제약업계 1위 동아제약 자리를 넘보는 2인자였지만 대웅제약, 녹십자, 한미약품 등에 밀려 5~6위도 안심할 수 없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특히 유한양행은 신약개발보다 손쉬운 유통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어 사업구조에대한 한계성도 지적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연결재무제표(K-IFRS)를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액 6천800억원, 영업이익 4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2.4%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률도 2010년 14.7%에서 지난해 7.2%로 반토막 났다. 10년 전인 2001년 영업이익률 16.3%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유한양행의 실적부진은 핵심 사업부인 약품부문의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한양행의 약품사업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천21억원, 27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0년 전인 2001년(2천122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425억원에서 274억원으로 되레 35.5% 감소했다.
반면 유한락스 등을 취급하는 생활건강사업부는 10년새 매출액이 4배나 늘어나는등 큰 폭의 실적개선을 이뤘다. 유한락스, 다이알비누 등을 취급하던 유통사업부는 건강식품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생활건강사업부로 확대됐다.
유한양행은 특히 다른 회사의 의약품을 가져다 판매하는 상품 매출액 비중이 총매출의 절반을 넘기면서 손쉬운 장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 가운데 상품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45.9%)보다 6.2%나 확대됐다. 정부가 리베이트 수수를 집중적으로 단속하자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등 외국계 제약사와 제휴 품목을 늘렸기 때문이다.
제약사라기 보다 제약유통업체라는 지적도 듣고 있다.
실적부진으로 유한양행의 순위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주가도 반토막 났다.
유한양행은 2006년까지만 해도 동아제약 뒤를 바짝 쫓으면서 국내 제약업계 1위 자리를 호시탐탐 노렸지만, 최근에는 과거의 영광이 무색할 정도다. 2010년 대웅제약 녹십자 한미약품에 치여 5위로 물러났고, 지난해 한미약품이 회사분할 등으로 실적이 떨어지자 어부지리로 4위로 올라섰다.
주가도 지난 2009년 4월 22만원대에 육박했지만 최근 10만원대로 주저 앉았다. 지난해 하반기 유럽발 금융위기 후폭풍으로 바닥(10만3천원)을 찍은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유한양행은 올해도 항생제 '메로펜', 혈소판응집억제제 '안플라그', 알러지성비염용제 '나조넥스' 등의 특허만료로 인한 약가인하와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로 인한 매출감소, 원료의약품의 수출 감소, 유한킴벌리와 한국얀센 등 관계사의 배당금 수익 감소로 실적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