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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서 나온 벌레 사진만 찍고 버렸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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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서 나온 벌레 사진만 찍고 버렸더니..
실물 접수하지 않으면 오리발 많아..인수증도 받아야
  • 지승민 기자 jsm63@csnews.co.kr
  • 승인 2012.04.23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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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등 휴대기기가 대중화되면서 식품 속에서 이물을 발견한 소비자들 역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사진 찍기를 잊지 않는다.

물론 당시 현장 상황이나 이물 등을 사진으로 남겨두면 사실 입증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사진만으로 명확한 원인규명을 하기에는 불충분하다. 제조업체에서 이물의 성분 등 정확한 조사를 할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

이물의 유입경로를 따져보면 수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업체 측에서도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놓지 못할 때가 종종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물이 보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물인지 아닌지 조차도 확인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만약 식품에서 이물로 판단되는 물질이 눈에 띈다면 발견한 상태 그대로 사진을 남기고 제조업체 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제보한 후 가능한 이물이 훼손되거나 부패하지 않도록 보관하는 편이 가장 좋다.

제조환경에 대한 조사는 식약청이 담당하지만 이물성분에 대한 조사는 업체 측에서 진행하므로 증거 수거를 거부한다면 조사가 진행될 수 없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또한 이물을 건네 줄 때에는 반드시 ‘제품 수거 인수증’을 받도록 한다.

훼미리마트 ‘해미리 두유’에 건더기 둥둥

23일 충북 제천시에 사는 이 모(남.27세)씨에 따르면 그는 얼마 전 훼미리마트의 PB브랜드 두유 ‘해미리 두유라이크 플레인’을 구매했다.

음료를 마시기 위해 뚜껑을 연 순간 안에 뭔지 알 수 없는 건더기가 둥둥 떠 있는 것을 보게 됐다는 이 씨.


두유를 부어 이물을 병 밖으로 건져내 보니 마치 ‘굳은 껌’ 같이 보여 매우 불쾌했다고.

이 씨는 “먹기 전에 발견해 다행이었다. 사진을 찍어 증거로 남겨 놓은 후 환불 받았고 제품은 바로 버려서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훼미리마트 측은 고객과의 통화를 통해 불편에 대한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는 “사진만으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온장고에 보관돼 있어 두유에 있는 단백질이 응고됐거나 이동 중 뚜껑에 충격이 가해져 공기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생산라인을 재정비해 위생관리를 더욱 엄격히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코카콜라 미닛메이드 주스 속에 ‘거미’가?

경남 거제시에 사는 최 모(여)씨는 막 구입한 코카콜라 미닛메이드 오렌지 1.5L를 컵에 따르던 중 벌레를 발견하고 경악했다.

새 제품을 개봉해 반잔 정도를 마신 후 같은 잔에 다시 주스를 붓던 중 거미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섞여 나왔다는 게 최 씨의 주장.


최 씨는 “임신 중이어서 음식 섭취에 각별히 주의하고 있었는데 상상치도 못한 일을 겪었다”며 “이물이 너무 불쾌해서 사진만 찍은 후 따로 보관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초 제조사에 알리려고 했으나 이물유입경로에 대한 명확한 원인을 밝히기는 어려울 것 같아 포기했다는 게 최 씨의 설명.

이에 대해 한국코카콜라 관계자는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나 샘플을 수거할 수 없어 이물의 성분과 유입경로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삼양 나가사끼짬뽕 국물에 ‘벌레’ 스프인줄…

경남 창원시에 사는 배 모(여.32세)씨 역시 이물 발견 후 증거사진만 보관한 경우다.

업체 측은 고객의 신고를 받고 즉시 집으로 방문했지만 제품이 이미 폐기된 후여서 조사가 불가능했다.


배 씨는 얼마 전 삼양식품의 나가사끼짬뽕을 끓여 젓가락을 들려고 하는 순간 국물에 떠있는 벌레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건조된 해물 등이 들어있는 후레이크를 넣을 때만 해도 내용물의 일부인 줄로 알았는데 그릇에 덜어보니 벌레의 형태가 드러나 깜짝 놀랐다고.

배 씨는 “사진만으로도 증거가 충분할 줄로 생각하고 이물을 보존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업체 측의 적극적인 대응에 불쾌했던 감정이 풀렸다”고 말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물 클레임이 들어오면 바로 수거해 조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와 같이 사진만으로는 정확히 판단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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