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제약사들이 그룹의 막대한 후광을 입고도 지난해 실적부진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LG, 한화 등 그룹 계열 제약사의들 영업이익률이 한자릿수에서 소수점으로 추락했다.적자경영으로 허덕였던 롯데제약은 아예 소멸됐다.
그나마 CJ제일제당, SK케미칼, LG생명과학은 선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제약사업부문의 영업손익을 공개하지 않아 실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20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CJ제일제당(17.4%)의 제약 사업 부문이었다. 그 뒤를 이어 SK케미칼(17.1%), LG생명과학(10.2%)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코오롱제약(-1%), 한화그룹 계열의 드림파마(-12.9%), 태평양제약(16.7%)은 2010년보다 매출액이 되레 줄어들었다. 이들 재벌 제약사들의 매출이 이처럼 부진한 것은 지난해 리베이트 관련 정부의 감독이 강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영업환경이 위축됐기 때문.
신약개발보다 복제약 또는 건강식품에 의존했던 롯데제약은 연간 매출액이 100억원대에 불과하고 수년간 적자경영이 지속되자 지난해 7월 롯데제과에 흡수합병되면서 소멸됐다.
지난해 수익이 가장 높았던 제약사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태평양제약이었다.
태평양제약은 지난해 매출액이 16% 가량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영업이익률도 2010년 7.4%에서 지난해 4.3%로 낮아졌다. 그럼에도 지난해 제약회사 대부분이 전년대비 90% 이상 영업이익이 쪼그라든 것과 비교 상대적으로 선방한 편이다.
그 뒤를 이어 LG생명과학(0.3%), 드림파마(0.2%), 코오롱제약(0.1%) 순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았다.
SK케미칼과 CJ제일제당은 연간 매출액이 3천억원대로 재벌 제약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지만 제약사업부문의 영업이익(손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약가 인하 등 영업환경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돼 영업실적이 현상유지만 해도 성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더욱이 삼성그룹이 제약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어 국내 제약사들의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탈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미국의 퀸타일즈와 합작사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해 올해 안으로 송도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삼성은 또 바이오로직스와 미국의 바이오젠과 손잡고 2015년부터 바이오시밀러 상업생산을 위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