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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주가, 최태원 울고 허창수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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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주가, 최태원 울고 허창수 웃고
  • 유성용 기자 soom2yong@csnews.co.kr
  • 승인 2012.04.25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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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그룹 지주사들의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자식'들이 모두 저조한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LG를 비롯해 SK, 한화, 두산 등 주요 지주사들의 주가는 올 초 대비  4~9% 가량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7% 올랐다. GS만이 19% 오르며 나홀로 뿌듯했다.

특히 LG와 두산, CJ 주가는 2월과 3월 상승곡선을 타며 고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리막길이어서 계열사들의 향후 실적 서프라이즈가 절실한 상황이다. SK C&C는 이달 초 연초 대비 18.6% 하락했으나 이후 오름세를 보이며 그나마 하락폭을 줄였다.

2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그룹(회장 최태원)의 실질적 지주사인 SK C&C 주가는 올 초 12만1천500원에서 24일 종가 기준 11만원으로 9.5% 낮아졌다. 지난 9일에는 낙폭이 18%를 웃돌며 주가가 9만9천원으로 추락하기도 했었다.

사상 초유 고유가에 SK이노베이션 정제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주력 자회사인 SK텔레콤의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총선을 앞두고 정부 규제 이슈 및 LTE 마케팅 출혈 경쟁에 따른 비용 상승 우려감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회삿돈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최태원 회장의 법적 공방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LG(회장 구본무) 역시 그룹의 양대 축인 전자와 화학 계열사의 실적 악화에 속 썩고 있다. 연초 대비 주가가 6만1천500에서 5만8천900원으로 4.3% 하락했다.

1분기 LG화학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4.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무려 45% 급감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로도 영업이익은 8.2% 줄었다. 원재료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자동차용 배터리 실적 둔화에 발목을 잡혔다.

LG전자 휴대폰사업부문은 작년 4분기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올해 기대치를 높였지만 피처폰 구조조정으로 매출이 줄어들고 있어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한화(회장 김승연)는 3만3천50원에서 3만650원으로 7.3% 떨어졌다.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의 치열한 업계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저금리에 따른 자산운용 수익률 감소로 실적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자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 먹거리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케미칼은 작년 4분기 부진한 실적을 보인데 이어 올해도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 2천억원 상당의 계열사 빚보증을 선 것도 악재다.

두산(회장 박용만) 주가는 14만3천500원에서 13만6천원으로 5.3% 떨어졌다. 상반기 중국 굴삭기 시장 부진 폭이 크고 경쟁이 치열해 두산인프라코어의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1월 만기 도래하는 12억불 규모의 풋백옵션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과의 상속분쟁에 따른 오너 리스크를 안고 있는 CJ(회장 이재현)는 주력인 CJ제일제당의 실적호조에 힘입어 주가를 유지했다. 연초 7만7천원 보다 1% 오른 7만7천700원을 기록 중이다.

CJ제일제당은 1분기 실적 시장 전망치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2~3분기  더욱 개선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대우증권은 1분기 제일제당이 전년 대비 매출 9.2% 영업이익 10.6% 오른 실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의 지주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GS(회장 허창수)는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등 유일하게 증권사들의 추천을 받는 종목으로 분류되고 있다. 주가는 이미 큰 폭의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초 5만1천400원에서 6만3천400원으로 19% 상승했다.

두바이유 강세에 따른 재고평가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고 자회사인 GS칼텍스의 실적 개선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3%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탓이다.

제계 관계자는 "지주사들은 올해 대선을 앞두고 대기업 지배구조 이슈에 따른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긍정적 요인"이라며 "특별한 오너 문제만 없다면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이 현재 지주사 주가 하락을 이끄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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