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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샴푸·연고에서 왜 벌레가 튀어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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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샴푸·연고에서 왜 벌레가 튀어나와?
날파리, 애벌레 나와 경악하지만 원인은 미궁속으로...
  • 지승민 기자 jsm63@csnews.co.kr
  • 승인 2012.05.17 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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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상승하는 계절에 발생빈도가 높아지는 벌레 이물질이 식품 뿐 아니라 화장품 등의 생필품의 위생에도 불안요소로 주목되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최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화장품, 샴푸 등 생필품에서 발생한 벌레 이물과 관련한 피해제보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쾌한 감정과는 달리 제조업체들은 '생산 공정상 유입이 불가하다'는 한결같은 입장을 고수해 유입 원인은 매번 미스테리로 남을 뿐이다.

벌레 이물은 지난해 식품의약품 안전청이 집계한 식품이물 현황 수치에서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 할 정도로 비교적 흔한 일이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불쾌감은 금속 등 기타 물질보다 훨씬 큰 편.

한 소비자는 “분명 벌레가 나왔는데도 유입 가능성이 없다는 업체 측의 말은 소비자의 주장을 거짓으로 만드는 책임회피성 답변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오는 2014년부터 단계적으로 ‘화장품 우수제조기준(GMP)’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현재 화장품 업체의 GMP 적용은 의무가 아닌 권장사항이지만 화장품법 시행규칙 등 법령 재정비를 통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화장품군에 따라 단계별로 적용된다.

이에 따라 화장품생산 업체는 제조공정을 문서로 갖춰야 하며 오염방지 시스템, 세척 등 전 제조과정에 대해 식약청이 지정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업체가 화장품을 생산하면 제조금지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현재 식약청 화장품 GMP 지정업체는 한국콜마 신정공장, 부천공장등 2곳이다.

◆ 펌프 용기에 든 에센스, 샴푸에서 벌레 딸려 나와

17일 경북 구미시에 사는 박 모(여)씨에 따르면 그는 최근 이니스프리 더 그린티 세럼을 펌핑하다가 내용물에 섞여 나온 날파리에 경악했다고.

제조일자를 확인하니 지난 2월 17일로 문제가 없었고 개봉한지 일주일도 채 안된 시점이어서 더욱 황당하고 이해가 가지 않았다는 게 박 씨의 설명.

박 씨는 “제조공장에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건 아닌지..피부에 직접 닿는 화장품이라 매우 찝찝했다”며 “펌핑 타입인데다 입구 겉 마개를 항상 닫아 보관했기 때문에 사용 중 들어갈 가능성은 없다”고 확신했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제조 공정에서 날파리가 들어갔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좀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나 유통 또는 사용 중에 유입됐을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구 북구에 사는 손 모(여)씨도 샴푸에서 나온 벌레로 인해 불쾌한 경험을 했다.

얼마 전 아모레퍼시픽 ‘려’ 청아모 샴푸를 구입한 손 씨. 그러나 첫 펌핑과 동시에 흘러나온 애벌레를 보고 머리를 감을 수 없었다고.

손 씨는 “가격도 다른 제품에 비해 고가인데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애벌레의 모양이 온전하고 제품을 처음 펌핑할 때 이물이 나온 것으로 보아 유통 과정상에서 입구에 유입된 것으로 추측된다”며 “재발되지 않도록 패키지개선 등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답했다.

◆ 다국적 제약사 연고에서 ‘날파리’..유입경로는 ‘불명’

기저귀 발진 연고로 유명한 수입 제품에서 벌레로 보이는 이물이 나온 사례도 있다. 역시 업체는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김 모(여.34세)씨는 몇 달 전 아이에게 바이엘 비판텐 연고를 발려주려던 중 벌레로 보이는 검은 이물이 튀어나와 기겁했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분명 날파리같은 벌레가 확실해 즉시 제조사 측에 항의와 함께 분석을 의뢰했으나 한 달이 지난 후에야 ‘연고 값을 환불해 주겠다’ 며 사건을 무마하려는 태도를 보였다고.

김 씨는 “처음 접수했을 때 비슷한 클레임이 있었다고 해놓고선 이제와 딴 소리”라며 정확한 분석데이터를 요구했다.

결국 다시 한 달 반이 지난 후 업체 측은 ‘회수된 이물은 전 세계에 서식하는 벌레이며, 해당 제품이 제조되는 공정에서 전혀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정 과정에서 혼입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답변은 전했다.

김 씨는 “'유입경로 불명'이라는 성의 없는 답을 내놓는 데 두달 반이 필요했다니 대기업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성의가 없어도 정도가 있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 명품 화장품에 초파리떼 발견..."제조, 유통상 모두 유입 불가" 

인천 남동구에 사는 유 모(여)씨는 얼마 전 면세점을 통해 16만원 가량에 구입한 SK-II의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에서 초파리로 추정되는 침전물을 발견해 조사를 요청했다.


SK2의 국내 판매권을 갖고 있는 한국P&G 측은 문제가 된 제품을 수거해 일본 제조공장 측에 전달, 조사를 진행했으나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한국P&G 관계자는 “병을 제조할 때 충분한 세척과정을 거치고 내용물 역시 병에 담기기 전 나노미터까지 걸러지는 필터를 통과하기 때문에 완전체인 초파리(2~2.5mm)가 나오기는 불가능하다”며 “밀봉 캡이 부착되기 때문에 유통과정에서 유입됐다고 보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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