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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휴대전화 구매 후 국경 넘어가면 보증 수리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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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휴대전화 구매 후 국경 넘어가면 보증 수리 '먹통'
'월드워런티' 노트북만 적용...TV·휴대전화는 업체별로 제각각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4.02.27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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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의 상사 주재원인 홍 모(남)씨는 지난 달 한국에서 여행하던 중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3을 구입했다. 브라질로 돌아와 안드로이드 OS를 킷캣 4.4로 업데이트를 하던 중 기기가 먹통이 됐다. 먼저 구입처인 한국 콜센터에 AS를 문의했지만 "현 거주지인 브라질에서 수리를 받아야 한다"고 안내했고 브라질 현지 AS센터에 문의하자 "한국에서 구입했기 때문에 브라질 AS센터는 권한이 없다"는 상반된 답이 돌아왔다. 그는 "글로벌 기업이라 AS센터가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수리가 가능한 줄 알았는데 황당하다"고 의아해했다.

최근 유학이나 이민, 해외 근무 등으로 국내 제품을 해외에서 사용하게 되거나, 국내 출시제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해외 직구가 많아지면서 '물 건너가는' 제품의 AS가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해외 온라인 판매 웹사이트나 현지 오프라인 판매점에서 구입한 가전제품 중 국내에서 보증수리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해 혼란을 겪고 있는 것.

제조사들은 국내외 모든 AS센터에서 보증수리가 가능하다는 의미의 '월드와이드워런티(이하 월드워런티)' 적용 여부를 대부분 표기하고 구분해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월드워런티의 개념을 명확히 알지 못해 구입 전 미리 체크하지 못한다는 데 함정이 있다. 더욱이 같은 제조사가 만든 제품이라도 월드워런티 적용 여부가 각기 달라 브랜드만 보고 구입을 했다가는 고장 시 별도 부품을 구매하거나 수리 비용을 소비자가 온전히 부담해야하는 등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따라서 해외 직구 혹은 해외 현지에서 물품 구매 시 온라인 판매처가 아닌 제조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월드워런티 적용 여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 노트북 월드워런티 적용 가능..TV와 휴대전화는 제외

가전 및 디지털기기 중에서 월드워런티가 가장 폭 넓게 활용되는 품목은 '노트북'이다. 노트북은 기본적으로 휴대성을 기반으로 구입하려는 목적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들이 월드워런티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제조사의 경우 삼성전자는 영수증을 지참하면 구입 후 1년, 영수증이 없다면 제품 고유번호에 적힌 제조일자 기준 13개월까지 총 76개 국에서 AS를 받을 수 있다. AS를 받기 위해서는 구매 영수증과 제품보증서가 필요하다.

LG전자 역시 '국제보증서비스(IWC)'라는 이름으로 월드워런티를 제공하며 영수증 지참시 구입 후 1년, 영수증이 없다면 제조일 기준 12개월 간 총 24개국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수입사들의 월드워런티 무상 AS 기간은 다소 차이가 있다. 도시바(12개월 혹은 36개월), 아수스(12개월 혹은 24개월)가 길게 보증하는 반면  HP(12개월), 에이서(12개월)  델(6개월) 순으로 짧아졌다.

제품가격이 최대 수 백만원까지 치솟아 해외 사이트나 해외 직구로 가장 많이 구매하는 가전 중 하나인 TV는 노트북과 상황이 조금 다르다.

삼성전자 제품은  노트북과 마찬가지로 월드워런티가 적용돼 무상AS 1년, 핵심 부품인 패널은 2년까지 적용받지만 LG전자는 TV 제품군에서 월드워런티가 불가능해 소비자가 직접 부품을 구해서 유상수리를 받는 방법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TV는 생산지가 많고 공장마다 부품도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보증수리를 제공할 수 없다"면서 "규정 상 불가능하지만 해당 국가 AS센터에 부품 재고가 있으면 유상수리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역시 통신사가 아닌 제조사로부터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언락폰'을 해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어 최근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기기 중 하나.

삼성전자의 경우 해외 구입 제품은 일반 AS센터가 아닌 통합센터에서 일괄수리를 하는 방식이어서 다소 시간이 소요됐고 LG전자는 원칙적으로 보증수리가 불가능하지만 부품이 있는 경우엔 무선사업부에서 통합 수리가 가능했다.

반면 애플 아이폰은 로컬워런티(구입한 지역내에서만 AS가능)가 적용돼 보증수리가 불가능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기기의 경우 주파수도 다르고 DMB의 유무 등 국가별로 필요한 부품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일반 AS센터에서는 수리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외 자동차 업계에서도 정식 딜러사를 통해 직수입한 제품은 대부분 2년 이상의 월드 워런티가 적용됐다. 다만 병행수입이나 구매 대행으로 구입한 제품은 월드 워런티 대상에서 제외됐다. 

◆ 증명서 제시 등 절차 까다로워..구매전 적용 여부 체크해야

일반적으로 월드워런티를 적용받아 수리를 받기 위해서는 구입 시 제공되는 월드워런티 보증서와 구매 영수증을 의무 지참해야한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여권이나 구입한 국가의 비자(VISA)를 추가적으로 요구할 수도 있다.

심지어 해당 국가 거주지 증명서를 요구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경우도 있어 월드 워런티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 

영수증이 필요한 것은 구입 날짜를 확인하려는 목적이지만 대개 1~2년 이상 영수증을 보관하는 경우가 흔치 않아 보증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해외 사이트를 통해 구매를 했다면 결제 내역이 담긴 화면을 출력하면 영수증과 동일한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월드워런티를 제공하더라도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어서 제조사의 홈페이지에서 월드워런티 적용 여부를 구매 전 반드시 체크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국내에서 애초 시판되지 않거나 판매 중단된 제품을 해외에서 구입했다면 월드워런티를 가지고 있더라도 보증수리가 불가능하다. 이 경우엔 구입한 국가로 AS를 보내야 하는데 수리비 뿐만 아니라 배송비, 세금 등이 무더기로 쏟아져 차라리 새로 구입하는 것이 낫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직구족이 많아지면서 해외 판매품을 국내에서 수리 받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다만 생산 및 사용환경이 우리나라와 다른 부분이 많아 보증수리가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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