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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 중기 팔 비틀어 배불리기? 홍기택호 갈수록 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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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 중기 팔 비틀어 배불리기? 홍기택호 갈수록 험난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4.03.06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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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은행장 홍기택)이 중소기업에 대출해주면서 예·적금, 펀드, 보험 등을 끼워 판매하는 등 이른바 '꺽기'를 했다가 금융감독당국에 적발돼 눈총을 사고 있다.

'꺽기'는 대출을 해주면서 강제로 예금이나 적금 등을 유치하는 예금 구속 행위로 은행의 우월적인 지위를 악용한 대표적인 관행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011년 6월부터 2012년 9월까지 4개 중소기업에 50억 원(총 5건)을 대출 해주는 대가로 예·적금 및 펀드 상품 등에 가입할 것을 강요한 사실이 적발됐다. 매달 5억4천200만 원을 받는 식으로 19억 원을 부당하게 취득했다. 금감원은 산업은행에 과태료 3천750만 원을 부과하고, 해당 직원에 대해 조치를 의뢰했다.

산업은행은 또 2009년 10월 말부터 2010년 9월 중순께까지 10개 지점에서 10개 중소기업에 대해 105억900만 원(총 10건)을 대출해 주면서 정기예금 등 13건의 구속성 예금상품을 강요해 22억6천900만 원을 받아냈다. 대출금액의 1.1%내지 33.5%를 매달 받아낸 셈이다.

1990년대 초반 2천억 원 가까이 꺽기를 일삼다 감사원에 적발된 뒤에도 '갑'과 '을'의 관계를 악용한 꺽기를 관행적으로 이어온 셈이다.

산업은행의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한 행위는 이 뿐만이 아니다.

감사원이 지난해 3월 공개한 '금융공기업 경영관리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1급 이상 퇴직자 143명 중 47.6%인 68명이 대출업체에 재취업했다. 특히 대출일 전후 3개월 이내에 대표이사나 감사 등으로 재취업한 이들이 38명(36개사)에 달했다.

낙하산 인사는 산업은행이 주채권자로 있는 동양그룹과 STX그룹, 대우건설 등에서 심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경영 정상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끝내 무너진 STX그룹과 동양그룹 사태가 산업은행과의 유착에서 비롯됐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STX그룹은 산업은행 부총재 출신인 김종배씨가 STX팬오션 감사위원장을 맡는 등 그룹내 산은 출신 낙하산만 6명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그룹도 알려진 낙하산만 10여명으로 전해졌다.

대표기업인 STX조선해양은 유동성 위기로 인해 채권단에서 2조7천억 원을 지원해주기로 했지만 추가로 1조8천억 원에 달하는 부실이 확인되면서 전체 지원금액이 4조5천억 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해 기업구조조정의 태풍이 되면서 산업은행을 비롯해 채권은행들의 실적부진을 야기시켰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


지난해 강만수 회장 후임으로 취임한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도 동양증권 사외이사로 활동할 당시 오너가 사금고화하는 것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해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홍 행장은 9년 동안 동양증권 사외이사로 재임하면서 계열사간 자금 지원 목적 등으로 동양생명에 대한 유상증자 참여, 부실 기업어음(CP)을 찍어낸 동양파이낸셜의 동양증권 자회사 설립 승인과 유상증자 참여, 동양메이저가 보유하고 있던 동양선물 지분 취득 등의 안건에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대우건설의 1조7천억 원 규모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감리 인원을 늘린 것도 대주주인 산업은행을 정조준한 것이란 해석을 낳고 있다. 이 과정에 대우건설 전·현직 경영진들이 개입됐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내부 제보로 인한 대우건설 감리는 오는 6월께 결과가 발표될 전망이다. 금감원의 조사 결과에 따라 산업은행에 이어 삼일회계법인 등으로도 감리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편 산업은행은 지난해 기업 구조조정의 후폭풍으로 인해 13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규모가 무려 1조 원대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손실 규모가 1천996억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4분기에만 1조 원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한 셈이다.

STX 계열 부실채권만 1조 원 가량 발생했고, 성동·대선·SPP조선이 3조5천억 원, 쌍용건설 6천억 원  규모였다. 부실채권 규모가 대우그룹 구조조정을 했던 2000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불어나면서 대손충당금을 쌓느라 대규모 적자가 났다.

홍기택 회장이 취임 첫 해 대규모 적자를 내며 체면을 구긴데 이어 올해 통합산은 출범도 지역 출신 의원들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어 앞으로 험로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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