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동구에 사는 임 모(여)씨는 지난 1월 인터파크 해외 구매대행을 통해 8만 원 상당의 헤어 에센스 제품을 구매했다. 해외에서 오는 거라 7~14일 정도로 시일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인터파크에 문의하니 시간이 지나 자동으로 구매확정이 됐다며 구매확정이 된 다음에는 판매자와 협의 후 처리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결국 판매자와 어렵게 연락이 닿아 40일 만에 어렵게 환불을 받은 임 씨는 오픈마켓의 구매확정 시스템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임 씨는 “물건이 도착하지도 않고 구매 확정이 됐는데 그 책임을 왜 소비자가 져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황당한 심경을 드러냈다.
오픈마켓의 구매 확정 시스템이 소비자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용량이 많아지는 해외 배송 상품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국내 배송에 비해 훨씬 긴 배송기간에도 불구하고 '구매 확정'까지 국내 배송상품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중개업체인 오픈마켓의 경우 제품 구매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구매 확정이 되도록 하고 있다. 구매자가 상품 수령 후 교환 또는 환불 의사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판매자에게 대급 지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해둔 것.
문제는 실제 배송되지 않은 제품이 떡하니 ‘배송완료’가 돼 제품을 받지도 못한 상태에서 일정기간 후 자동으로 구매확정까지 연결된다는 데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송지연으로 골머리를 썩다가 업체 측 규정에 의해 환불조차 받지 못하는 2차 피해를 입게 된다.
이는 오픈마켓에서 운영하고 있는 배송 제도와도 연결된다.
오픈마켓에서 소비자가 구매한 제품을 되도록 빨리 배송하기 위해 일정 기한(평균 3일) 안에 발송하지 않으면 패널티 등을 부과하고 있는데 판매자가 이를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 발송하기도 전에 송장번호를 기재하고 허위로 발송 완료를 표시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해외 배송의 경우 '적어도 7~14일이 걸린다'라고 안내하고는 정작 구매 확정은 국내 배송과 동일하게 7~14일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배송이 지연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소비자들은 구입한 제품을 구경조차 못한 채 강제 구매확정을 당하게 되는 시스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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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 자동 구매확정 시스템 현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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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명 |
자동 구매확정 |
해외 배송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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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 |
배송완료일로부터 7일 경과 후 8일차 |
국내와 동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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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
배송 여부 확인 가능 |
배송완료일로부터 7일 경과 후 8일차 |
국내와 동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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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여부 확인 불가 |
배송완료일로부터 21일 경과 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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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 |
상품 위치 확인 가능 |
상품 발송일로부터 8일차 |
국내와 동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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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위치 확인 불가 |
상품 발송일로부터 15일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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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5만 원 이상 상품 |
상품 발송일로부터 66일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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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 |
상품 출고일로부터 9~14일 후 |
국내와 동일 | |
18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오픈마켓 4개 사의 ‘자동 구매확정’ 시스템에 대해 조사한 결과 대부분 7~14일 이내 자동으로 구매확정이 됐다. 해외 배송 역시 4개사 모두 국내 기준과 동일하게 운영하고 있었다.
G마켓과 11번가는 배송완료일로부터 일주일 후 8일째 되는 날 자동으로 구매확정이 이루어지며 11번가의 경우 직배송, 우편 등 배송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엔 배송완료일로부터 3주 후 구매확정이 완료된다.
옥션은 상품 위치 확인이 가능한지 여부에 따라 1~2주의 차이가 있었으며, 5만 원 이상 상품일 경우에는 66일 후에 확정됐다.
인터파크도 타업체와 유사했으나 소비자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해외 배송 시 3주(약 20일) 이후로 자동 구매확정 기간을 미루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해외에서 발송되는 물품은 배송 완료까지 약 3주가 걸린다고 보고 자동 구매확정 기간을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