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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 국내시장 10% 점유율도 위험...독일차에 밀려 기진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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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 국내시장 10% 점유율도 위험...독일차에 밀려 기진맥진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4.03.19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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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연비로 무장한 독일 디젤차의 공습이 수 년째 이어지면서 2000년대 초중반 국내 수입차 시장을 주도해왔던  일본차업계에 좀처럼 햇볕이 들지 않고 있다.

고연비 하이브리드 라인업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는 있지만 좀처럼 판매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하이브리드가 연비면에선 매력적이지만 구입비용이 크게 높은데다 반일 감정까지 더해져 당분간 일본차의 고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해 기준 독일차 4인방(BMW, 폭스바겐,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의 판매 실적은 10만3천539대로 수입차 전체 대비 66.1%에 달했다. 반면  일본차 5인방(토요타, 렉서스, 닛산, 인피니티, 혼다)은 2만1천896대로 14.1%에 불과했다.

일본차 주요 5개 브랜드의 판매량이 독일 브랜드 4위를 차지한 아우디 1년 판매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게다가 올해 1~2월 판매량에서도 일본차 5인방은 3천35대를 팔아 점유율이 10.6%까지 내려갔고 그 사이 독일차 4인방은 2만1천104대를 판매해 점유율 70%를 돌파했다. 10% 방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일본산 가솔린 차량이 국내 수입차 시장을 주름잡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독일차의 완승으로 볼수있다.

국내 주요 수입차 판매량 현황

업체명

2008년

점유율

2013년

점유율

2014.01~02

점유율

BMW

8,396

13.60%

33,066

21.1%

6,562

22.9%

폭스바겐

5,136

8.3%

25,649

16.4%

4,804

16.7%

메르세데스 벤츠

7,230

11.7%

24,780

15.8%

5,414

18.9%

아우디

4,754

7.7%

20,044

12.8%

4,324

15.1%

합계

25,516 

41.3% 

103,539 

66.1% 

21,104 

73.6% 

토요타 

 

 

7,438

4.8%

815 

2.8% 

렉서스

6,065

9.8% 

5,425 

3.5% 

628

2.2% 

닛산 

196 

0.3% 

3,061 

2.0% 

716 

2.5% 

인피니티 

3,230 

5.2% 

1,116 

0.7% 

344 

1.2% 

혼다 

12,356 

20.0% 

4,856 

3.1% 

532 

1.9% 

합계 

21,847 

35.3% 

21,896 

14.1% 

3,035 

10.6% 

*토요타는 2009년부터 집계 / 출처: 업계 종합 


전문가들은 이러한 일본차의 추락이  2009년부터 촉발 된 '엔고'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 한 해에만 1만2천356대를 판매해 수입차 1위를 달성한 혼다가 이듬해 엔고 현상으로 전차종 가격을 대폭 인상하면서  판매량이 급감한  것.

당시 평균 10% 이상 가격을 올리면서  판매량도 1년 새 60%가 감소한 4천900여 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시장에서 일본차의 몰락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싯점이다.

혼다 뿐만 아니라 렉서스도 2008년 점유율 9.8%로 수입차 4위 자리를 지켰지만 지난 해 3.5%로 떨어졌고 판매 대수 역시 수입차 시장의 성장에도 5년 새 600여 대 가까이 감소했다. 국내 시장에 야심차게 도전했던 스바루와 미쓰비시는 각각 2012년 12월과 지난 해 10월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 사이 독일차 4인방의 판매량은 평균 3~4배 이상, 점유율도 5% 포인트 이상 급성장하는 기록적인 행보를 이어나갔다. 업계 1위 BMW는 지난 해 최초로 연간 판매량 3만 대 고지를 넘어섰고 젊은 연령대를 집중 공략한 폭스바겐의 판매량은 5년 새 5배가 늘었다.

◆ 하이브리드 역부족... 틈새 공략으로 반전 노려

디젤 차량이 홍수를 이루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산 디젤 차량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일본 브랜드 중 디젤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가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일본 브랜드들은 전략적 차원에서 디젤이 강세인 유럽 시장에 디젤 모델을 출시하기도 하지만 본래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라인업만 갖추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는 일본 브랜드 디젤 차량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고연비를 무기로 삼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연달아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하이브리드 기술의 80% 이상을 일본 브랜드가 보유하고 있어 독보적인 영역을 갖고 있지만  연비 이외에 다른 부분에서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매력이 부족한 것.

업계 관계자는 "소형 하이브리드나 가솔린 모델 위주의 일본 시장과 달리 국내 시장은 하이브리드 모델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서 " 정부에서도 각종 혜택을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에서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혜택은 취등록세 지원, 교육세 및 개별소득세 면제, 혼잡통행료 면제 등 크게 5가지 정도인데 하이브리드 모델이 비슷한 크기의 가솔린 모델에 비해서도 수백만 원 이상 비싸 고연비를 감안하더라도 선택하기 쉽지 않다.

하이브리드 모델로의 승산이 쉽지 않자 일부 브랜드는 디젤 모델을 들여와 독일차와 맞불을 놓아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지난 달 한국 닛산이 출시한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 Q50'의 경우 일본 브랜드로서는 드물게 디젤 모델로 출시돼 1개월 만에 600여 대 이상 계약을 달성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가솔린, 하이브리드 중심의 일본 브랜드가 디젤 모델을 출시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세인 디젤을 따라가는 것 대신 틈새 시장을 노리겠다는 방향이다.

실제로 혼다는 지난 해 미국 미니밴 시장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한 '올 뉴 오딧세이'를 1월 국내시장에 들여와 국내 미니밴 시장에 반전을 노리고 있고 렉서스는 이번 달 해치백 하이브리드 모델 'The New CT200h' 출시를 통해 하이브리드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광풍'으로까지 표현되는 독일산 디젤 열풍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일본차 업계의 근심은 가시기 어려울 전망이다.

내년부터 시행 될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로 탄소 배출량이 적은 하이브리드 모델 뿐만 아니라 '클린 디젤'을 내세운 독일산 디젤 모델도 마찬가지로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 열풍 뿐만 아니라 반일감정까지 격해지면서 올해까지는 일본차들의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올해 역시 힘든 싸움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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