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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특급호텔의 굴욕...'구색맞추기'머물다 급할 땐 매각 0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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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특급호텔의 굴욕...'구색맞추기'머물다 급할 땐 매각 0순위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4.07.15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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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기업 그룹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특급호텔들을 대거 매물로 내놓고 있다.


현재 매물로 나온 특급호텔은 GS그룹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이하 파르나스 호텔), 삼부토건의 르네상스호텔, 현대그룹의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이하 반얀트리 호텔), AIG그룹의 콘래드 서울 등이다.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서울에 호텔을 가지고 있는 않은 대기업은 현대자동차그룹이나 포스코 정도. 대기업 그룹이 ‘구색 맞추기’용으로 저마다 호텔을 운영하고 있지만 유동성 확보가 시급해지면 가장 먼저 매물로 나와 이리저리 팔려다니는 굴욕을 맛보는 셈이다.

매물로 나온 특급호텔들의 실적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국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5성급 호텔이지만 호텔 수익 지표라고 할 수 있는 객실 점유율이 2012년 전까지 80~85% 수준에서  지난해 최저 68%까지 떨어지면서 3년 사이 실적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매물로 나온 특급호텔 3년간 실적 현황

소속그룹

호텔명

지표

연도

2013-2011 증감률

2011

2012

2013

GS

파르나스 호텔

매출액

2,248

2,168

1,808

-24.3%

영업이익

490

436

189

-159.4%

순이익

115

203

54

-113.1%

삼부토건

르네상스 서울 호텔

매출액

635

634

561

-13.2%

영업이익

61

43

8

-612.9%

순이익

60

48

27

-122.7%

현대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매출액

318

363

404

21.3%

영업이익

-72

38

48

250.6%

순이익

-284

11

-272

-4.5%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단위 : 억 원)


GS건설(대표 임병용)이 지분 67.5%를 가지고 있는 파르나스 호텔은 지난해 매출 1천808억 원, 영업이익 189억 원, 순이익 54억 원을 올렸다. 매출 2천168억 원을 올린 2012년과 비교했을 때 매출 20%, 영업이익 131%, 순이익 276% 등이 감소한 수치다. 매출 2천248억 원을 올린 2011년과 비교해도 24%, 159%, 113%로 떨어지는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5층에 증축된 그랜드 볼룸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실적이 다소 감소했던 것”이라며 “객실 점유율 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다른 부분에서 충분히 매출이 나오는 만큼 매각도 잘 처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르네상스 서울 호텔은 삼부토건(대표 조남욱 남근석)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남우관광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남우관광 매출액은 561억 원으로 2011년 635억 원, 2012년 634억 원 등 매년 13%씩 떨어졌다.

영업이익 또한 61억 원에서 8억 원으로 600% 감소했으며, 그나마 당기순이익은 이자수익 등 영업외수익이 늘어나 2011년 60억 원에서 27억 원으로 반토막 났다.

GS건설과 삼부토건 모두 재무구조 개선 및 자금 확보를 위해 투자비용 대비 수익이 떨어지는 호텔을 제일 먼저 매물로 내놓은 셈이다.

현대그룹(회장 현정은) 자회사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고 있는 반얀트리 호텔은 상황이 좀 다르다.

2010년 개장한 반얀트리 호텔은 쌍용건설이 대한민국 상위 1% 클럽을 내세우며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경기 악화와 실적 부진으로 인해 2012년 6월 현대그룹 품에 안겼다.

2011년 적자를 기록했던 반얀트리 호텔의 실적은 점차 개선돼 2012년 당기순이익 11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에는 금융비용 및 법인세 등으로 인해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반얀트리 호텔 매각이 아쉽긴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계속 진행해온 자구안의 일환인 만큼 숨가쁘게 달려가고 있다”며 “현재는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매각 방침을 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1년 반도 안 되서 호텔을 팔아야 하는 만큼 아쉽다는 입장이지만 현대그룹 역시 지난해 하반기 유동성 위기를 맞으며 발표한 3조 원대에 자구 계획에 반얀트리 호텔을 포함시킨 것은 그룹의 주력사업을 살리기 위해 희생양을 삼은 셈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4월 대우건설의 인천 쉐라톤 호텔도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물로 나왔다가 가격에 대한 입장 차이로 인해 매각이 잠정 중단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이 호시절엔 구색 맞추기로 호텔을 사들이지만 투자비용 대비 수익성이 좋지 않고 관리가 쉽지 않아 위기가 닥쳤을 땐 우선 순위로 정리 대상에 포함된다”며 “최근엔 호텔업황도 좋지 않아 매물로 나온 특급호텔이 제값에 팔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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