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오류', 소비자들은 '조작'...간극 커
상태바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오류', 소비자들은 '조작'...간극 커
처벌은 커녕 자체조사로 면죄부 주는 꼴...소비자 뿔났다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8.06.28 07:0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중 은행들의 '대출금리 오류'를 적발한 금융당국이 은행 자체조사 선에서 손을 떼자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고객 정보를 기만해 대출금리를 높인 것은 일종의 범죄로 볼 수 있는 심각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처벌은 커녕 자체조사에 맡기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란 비판이다.

소비자들은 금융당국이 문제점을 발견하고도 적극적으로 전수조사에 나서지 않고 처벌도 하지 않는 등 근본적인 문제점의 해결보다는 논란을 서둘러 덮으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미 관련 뉴스 댓글창에는 금융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댓글들로 넘쳐나고 있다.

소비자들은 시중 은행이 18개에 달하고 수도 없이 많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이 있는데도 10개 은행 점검에 그친데다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 상황에서도 은행들 자체조사로 책임을 넘겨버린 점을 간과할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점검은 두달 정도로 짧게 이뤄졌고, 인력의 한계로 꼼꼼히 따져보는 전수조사도 아니었다.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우체국, 새마을금고 등은 행정안전부 소속이어서 금감원의 조사대상에조차 오르지 못했다.

금감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전반적으로는 모범 규준을 따르고 있으나 운영상에서는 대부분 은행들이 부분적으로 불합리한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전수조사에 들어가지 않고, 은행들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것이다.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조사할 경우 대출금리 오류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할 가능성이 엄연히 존재한다.

소비자단체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 소비자금융 단체인 금융소비자연맹(회장 조연행)은 최근 금감원 조사로 밝혀진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조작사건에 대해 은행들의 고의적 행위로 피해 소비자에게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소연 강형국 금융국장은 "정보 비대칭성으로 소비자들은 금리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입장인데 은행들이  이를 위반한 것"이라며 "이를 자체 조사에 맡기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고 말했다. 

또한 "금융당국의 단호한 의지가 없어보인다. 대충 무마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잃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금감원이 9개 국내은행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1~2개월 내로 짧게 점검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은행에서 이 같은 행위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금감원이 직접 전수 조사를 실시해 실상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도 27일 논평에서 “은행의 대출금리 조작이 단순 업무 실수라기보다는 고의 또는 시스템 문제일 가능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며 ▲금감원의 철저한 진상 규명 ▲이번 사태에 연루된 책임자 문책 및 ▲소비자 피해 보상 등 재발방지와 사후 피해구제를 위한 조치를 촉구했다.

앞서 윤석헌 금감원장은 "금감원 차원에서 은행권 대출금리 전수조사는 안 할 것"이라며 "이번에 점검한 9개 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자체 점검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 25일 "은행들을 기관 징계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은행장들에게 신속한 환급을 주문하는 등 은행 몫으로 돌리는 분위기다.

금감원은 지난 2~3월 중 9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대출금리 산정체계의 적정성 점검을 실시했고 그 결과 KEB하나은행과 한국씨티은행 두 곳의 대출금리 오류가 적발됐다. 4~5월 경에는 한국은행과 함께 경남은행의 고객정보 관리실태를 별도 점검하던 과정에서 대출금리 오류를 추가로 적발했다. 

적발된 KEB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경남은행 등 세 곳은  즉시 사과문을 개제하고 환급절차를 진행 중이다. 특히 경남은행에서 고객의 소득을 실제보다 낮게 입력해 부당하게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한 건수가 1만 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 고의로 금리를 조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10개 은행 이후 제2금융 등은 조사할 계획이 현재 없고, 각 은행에 자체조사를 맡긴 상황"이라며 "인력 부족으로 모든 은행들을 전수조사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이 허위자료를 제출할 경우 이후 점검 과정에서 적발되기 때문에 자체조사를 알아서 잘 진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엄정한 대처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와 은행에 자체적으로 조사를 맡기는 등 다소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금융당국간의 간극이 커 대출금리 오류 사태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