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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삼성중, 매출채권 회수기간 길어지고 회전율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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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삼성중, 매출채권 회수기간 길어지고 회전율 떨어져
  • 이건엄 기자 lku@csnews.co.kr
  • 승인 2018.08.2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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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대표 강환구)과 대우조선해양(대표 정성립), 삼성중공업(대표 남준우) 등 국내 조선업계 ‘빅3’의 재무상태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줄었는데 외상값과 재고는 늘면서 손해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최근 심각해진 수주 절벽과 쌓여있는 미청구공사금까지 감안한다면 전망은 더욱 어둡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매출채권 회수기간과 회전율, 재고자산 회전율 등의 지표가 일제히 악화됐다.

현대중공업은 일부 지표가 개선됐지만, 매출채권 회전율은 제일 낮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올 상반기 기준 평균 매출채권 회전율은 4.3으로 전년 동기 5.6에 비해 1.3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채권회수기간은 평균 88.4일에서 104.9일로 16.5일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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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채권은 외상매출과 받을 어음 등 ‘외상 판매대금’을 뜻한다. 매출채권회전율이란 이같은 매출채권이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인 매출로 몇 번이나 전환됐는지는 보여주는 수치다. 또 매출채권회수기간은 외상 판매대금 등이 매출로 잡히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를 보여준다.

즉 조선 ‘빅3’의 올 상반기 매출채권은 104.9일 동안 4번 정도 실제 매출로 전환된 셈이다. 이들 수치가 하락했다는 것은 매출채권을 회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그에 따른 대손발생의 위험이 증가하고 수익감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물건을 만들어 파는 기업들에게 ‘외상값’ 관리는 피할 수 없는 숙제인 만큼 지나치게 쌓일 경우 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중공업의 올 상반기 기준 매출채권회전율은 2.4로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했지만 수치가 3사 중 제일 낮았다. 이에 비해 매출채권회수기간은 153.6일로 전년 동기 150.2일에 비해 3.4일 늘었다.

업계 2위 대우조선해양의 상황도 좋지 않다. 대우조선해양의 매출채권회전율은 4.8에서 3.3으로 1.5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채권회수기간도 109.3일로 32.5일 늘었다. 외상값을 받는 기간이 한 달 이상 늘어난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나머지 두 회사에 비하면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추세는 좋지 않다. 삼성중공업의 매출채권회전율은 9.5에서 7로 2.5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채권회수기간은 38.3일에서 51.9일로 13.6일 늘었다.

창고에 쌓여있는 재고도 조선 빅3의 발목을 잡는다. 매출은 줄어든 상황에서 재고자산은 늘어 재무상태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재고자산 평균 재고자산 회전율은 4.3으로 전년 동기 5.8에 비해 1.5포인트 내려갔다. 재고자산회수기간도 71.7일에서 116.4일로 44.7일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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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별로는 현대중공업만 유일하게 재고상태가 개선됐다. 현대중공업의 올 상반기 기준 재고자산회전율은 7.6로 전년 동기 6.9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재고자산회수기간도 53.0일에서 48.2일로 4.8일 줄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4포인트, 대우조선해양은 1.4포인트 하락했다.

문제는 조선 빅3가 현재로서는 재무상태를 개선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심각한 수주 절벽은 물론 받지 못한 미청구공사금액도 지난해말 기준 9조3889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일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NASR) 원유생산설비가 해양공장에서 출항한 것을 끝을 해양플랜트 물량이 바닥났다. 해양플랜트 작업 물량이 아예 없어 작업을 멈추기는 지난 1983년 4월 해양공장이 준공된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최근 수주가 있는 조선 물량 일부를 해양공장으로 가져와 작업하고 있지만 올해 연말이면 이마저도 모두 끝나게 된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초 미국 선박회사 시드릴이 파산하면서 시추선 부분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두 회사는 시드릴과 계약을 해지하면서 미청구공사대금을 현금화할 기회를 잡았지만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지난해보다 개선되고는 있지만 완전히 회사가 정상화 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3사 모두 자체적으로 자구안을 진행 중인 만큼 좀 더 지켜봐야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가격 경쟁에 나서야 되는 상황이라 생산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연구개발 등에 나서야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매출채권과 같은 현금흐름은 수주 잔량 처리에 어려움이 없는 만큼 해결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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