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지스 역시, 일반적으로 25가 넘으면 과체중,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간주되는 체질량지수(BMI)가 42에 달하는 까닭에 '뉴질랜드 의료보장체계에 잠재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비만'이라는 판정을 받아 비자 발급 과정에서 퇴짜를 맞은 바 있다.
트레지스는 이후 다이어트에 돌입해 허리둘레를 2인치 줄이는 성과를 올렸으며 9월 뉴질랜드로 이사했으나 아내 로언은 비만도 검사에 발목을 잡혀 함께 갈 수 없었다. 그는 아내가 크리스마스까지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한다면 이민을 포기할 작정이었다.
그러나 로언은 수개월에 걸친 혹독한 다이어트 끝에 결국 체중감량에 성공했고 그들은 재결합했다.
산악 자전거를 타는 등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는 트레지스는 17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내 담당 의사는 과체중인 사람들이 전부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며 이렇게 터무니없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뉴질랜드 비만퇴치운동본부의 로빈 투매스 대변인은 "비만인 차별에 반대하지만 이민 당국의 관점은 다르다"며 "BMI는 대부분의 경우 유용하고 (당국은) 보건재정에 심각한 낭비를 초래할 수 있는 이들을 받을 여력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에는 숙련 기술자가 부족해 다수 대기업들이 영국에서 광범위한 채용을 진행한다. 뉴질랜드와 호주, 미국 서부 해안을 연결하는 케이블 설치 작업을 총괄하기 위해 고용된 트레지스는 이 분야에서 단 4명뿐인 전문 숙련 기술자 가운데 하나이다.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이민 당국은 BMI가 높다는 이유로 입국을 거부당하는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고 했으나 이주 관련 웹사이트의 게시글을 통해 비만 때문에 못 들어오는 사람들이 상당수임이 파악됐다.
어렵게 부부동반 이주에 성공한 트레지스는 현재 뉴질랜드에서 개인 건강관리를 받고 있으며 그를 고용한 통신업체 역시 체육관 회원권을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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