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으로 인한 사망이 개인 사정?...롯데렌터카 위약금 청구 두고 유족과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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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으로 인한 사망이 개인 사정?...롯데렌터카 위약금 청구 두고 유족과 갈등
  • 최형주 기자 hjchoi@csnews.co.kr
  • 승인 2021.02.16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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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터카로부터 차량을 장기 렌트한 임차인의 사망 후 청구된 위약금을 두고 유족들과 업체 측이 갈등하고 있다.

업체 측은 유족들이 유산을 상속한 상황이고 약관상 사망도 고객 사정이라며 위약금 청구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유족들은 사망이라는 불가항력적 상황마저 개인 사정으로 판단하는 약관은 부당하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경기도 하남시에 거주하는 김 모(여)씨는 지난 2020년 4월 동생 A씨를 암으로 떠나보냈다. 동생이 2018년 6월부터 48개월 동안 월 40만 원 대로 장기 렌트한 티볼리 차량을 롯데렌터카에 반납하며 문제가 생겼다.

A씨는 렌트 당시 보증금 대신 ‘서울보증보험’에서 400만 원 대의 보증서를 받아 장기렌트 계약했다. A씨 사망 후 롯데렌터카는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370만 원 가량의 위약금을 정산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자산을 상속받은 유족에게 이 금액을 채무로 청구한 것이다.

김 씨는 “렌터카를 반납했음에도 불가항력적 사망 상황에 위약금을 청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의했지만 롯데렌터카는 자사 장기렌터카 약관 상 문제 없다고 답했다.

약관은 ‘고객의 사정 또는 귀책 사유에 의해 계약이 중도 해지 됐을 때 위약금과 미납 대여료 등의 채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동차대여 표준약관’ 제9조는 ‘고객의 불가항력적 사유로 인해 대여 계약이 해지된 경우 고객에게 이로 인한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렌터카 측은 이번 사례는 특수한 경우로 규정상 위약금 청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불가항력적 상황에서 위약금을 감액하는 등의 여지를 두고 있지만 A씨 사례는 굉장히 특수한 경우”라며 “300만 원 가량의 위약금은 물론 밀린 대여료도 100만 원이 넘어 계약자 사망이 불가항력적 상황이라도 이를 온전히 렌터카 업체가 부담하는 건 오히려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A씨의 유산을 유족들이 상속했기 때문에 보증 보험을 통해 위약금이라는 개인의 채무 자산이 청구된 것이며 위약금도 롯데렌터카가 아닌 서울보증보험이 청구한 A씨의 채무라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한 렌터카 업체가 병원 치료 중 사망한 임차인의 유족에게 “약관상 사망도 고객 귀책”이라며 위약금을 청구한 사례에서 한국소비자원은 ‘무효’로 조정처리 한 바 있다.

당시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자살이 아닌 사망을 소비자의 귀책 사유로 볼 수 없다. 이는 소비자에게 부당하고 불리한 내용인 만큼 무효로 보는 게 맞다. 위약금을 환급하라”고 유족의 손을 들었다.

A씨 사례에 대해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임대보증금을 증권으로 보증 받았어도 결국 두 사례 내용은 본질적으로 같다”며 “과도한 위약금을 유족에 물리는 것은 부당해 약관 자체의 무효를 놓고 다툴 수 있으며 당연히 채무 범위도 조정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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