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3000만 원짜리 BMW 신차 문짝 '몰래' 교체 사실 드러났지만 그냥 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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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3000만 원짜리 BMW 신차 문짝 '몰래' 교체 사실 드러났지만 그냥 타라고?
PDI 서류상 기록조차 없어...신차 수리흔적 처음 아냐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1.03.12 07: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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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원이 넘는 거액을 주고 구매한 BMW 신차에서 문짝 수리 흔적을 발견한 소비자가 교환을 요청했지만 운송 과정 중 발생한 이력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경기도 이천에 사는 홍 모(남)씨는 지난달 BMW 대형SUV 'X7'을 1억3000만 원을 주고 구입했다. 며칠 후 차량 관련 인터넷 카페에 자신의 차량 사진을 공유했던 홍 씨는 한 회원으로부터 조수석 배색 도장면이 푸른 색을 띄는 등 도어 교체 흔적으로 보인다는 지적을 받았다.

딜러사를 통해 내부 PDI(신차 출고 전 점검) 서류를 검토했고 교체이력이 없음을 다시 확인했다.
 

▲도어 교체 흔적이 발견된 홍 씨의 X7
▲도어 교체 흔적이 발견된 홍 씨의 X7
그래도 찝찝함을 떨칠 수 없어 며칠 후 다른 전시장을 통해 성능 검사를 진행한 결과 조수석 도어 교체가 있었음이 판명됐다.

즉시 딜러사 측으로 신차 교환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도어 교체 흔적은 인정했지만 운송 과정 중에 발생한 이력이 없어 교환대상이 아니라는 황당한 이유였다.
 

▲수리 이력이 없음으로 표기된 홍 씨의 X7
▲수리 이력이 없음으로 표기된 홍 씨의 X7
홍 씨는 “BMW 본사에선 차량 품질은 딜러사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어 해결해줄 수 없다는 태도더라. 1억 넘는 거액을 주고 중고차를 산 셈인데 군소리 말고 그냥 타라는 건지 기가 막힌다”면서 “애초 문제를 지적해준 회원도 나랑 같은 차를 비슷한 시기에 출고받았는데 나와 같이 도어 교체 흔적이 있었다고 하더라. 한국에 몇 백대 밖에 안 들어오는 차량 중 두 대나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건 애초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인의 보유 자산 중 자동차는 집 다음으로 큰 돈이 들어가는 물건이다. 다만 수만 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자동차는 전문가가 아닌 이상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어 구입 후 다양한 분쟁에 휘말리곤 한다. 

신차에 수리 흔적이 발견되는 문제도 이중 하나다. 특히 수입차는 배를 타고 국내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충격을 받고 흠집이 생길 수 있고 PDI 센터를 통해 도색이나 수리 등의 보수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X7
▲X7
이 과정에서 수리 이력이 생겼다면 반드시 소비자에게 사실을 알려야 한다. 2015년부터 '자동차 하자 고지' 제도가 자동차관리법에 추가됐다. 

다만 PDI 센터에서 이를 숨길 경우 딜러가 알 방법이 없다보니 소비자와 딜러 사이에서 분쟁이 일어나곤 한다. PDI 센터에서 수리 이력을 고지하지 않아도 과태료가 겨우 100만 원에 불과해 분쟁이 잦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신차 견인 과정에서 흠집이 생겨도 새 차로 둔갑해 판매되는 경우가 있는데 통상 양측 합의에 의한 보상이 대부분”이라면서 “법 자체가 ‘걸리면 운이 없고 안 걸리면 좋고’ 하는 식이다보니 판매자의 도덕 의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상이 인정돼도 본사에선 뒷짐지기 일쑤다. 이번 사례의 홍 씨 역시 X7의 도장 두께가 다르고 문짝 교환이 있었던 것은 확실하지만 교환과 환불은 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대해 BMW 관계자는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BMW 신차에서 수리 흔적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12월 국토교통부 민원을 살펴보면 X7 신차에 ▷페인트 덧칠 ▷단차 조정 ▷휀더 교환 등의 하자가 발생했음에도 신차로 인도됐다는 불만이 접수됐다.  2018년 7월, 2017년 7월에도 비슷한 사례가 기사화됐다.

BMW X 시리즈 카페에서도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의 민원을  찾아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딜러사가 아닌 차량 브랜드를 믿고 거액의 돈을 지불하는 만큼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정주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회장은 “PDI 서류라는 것 자체를 맹신해선 안 된다. 큰 하자가 발견돼도 팔아야 하는데 얼마나 제대로 적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 자체도 제조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많이 형성돼있다. 또 법을 떠나 정상 판매라고 볼 수 없는 만큼 브랜드에서도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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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호 2021-03-13 11:59:40
얼마나 오래된 문제인데 이런 것 하나 법제화 못하면서 국회의원들 급여는 왜그리 많이 받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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