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해운업계가 운항하는 유조선은 총 27척으로 이 가운데 단일선체 유조선이 13척에 달하고 있으며 정부는 당초 검토안보다 2년 빠른 2010년부터 이중선체 유조선만 운항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일본 등 다른 선진 해운 국가의 단일 선체 유조선 비중이 80% 이상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국내 선사들은 매우 양호하지만, 이번 태안 앞바다 원유 유출 사고를 계기로 국내에 유조선 이중선체 도입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는 게 해운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오는 2010년부터 단일 선체 유조선의 운항 금지 조치를 하기로 했으나 당초 한국은 비용 등을 이유로 2012년 이후로 검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원유 유출사고로 단일 선체 유조선의 심각성이 드러남에 따라 정부는 IMO 권고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컨테이너선과 달리 유조선과 가스선 등은 선박 측면이 찢길 경우 대량으로 유독 물질이 배출될 가능성이 높아 IMO는 선체를 이중으로 만들어 사고시 기름 유출을 최소화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국내 선사들 또한 2010년에 이중선체 유조선으로 전면 전환을 대비해 이미 준비 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유조선 17척 가운데 6척이 단일선체 유조선인 현대상선은 3척은 용선이라 2009년에 반납하고 나머지 자사선 3척은 벌크선으로 선체 변경 또는 이중선체로 리모델링하는 작업을 통해 2010년까지 이중선체로의 전환을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다.
한진해운은 유조선 2척을 모두 용선으로 운영 중이어서 그다지 문제가 없으며 SK해운 또한 이중선체 보강 작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번 사고 선박이 이중 선체로만 돼있었더라도 유출 원유의 60%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번 사고를 통해 이중 선체 유조선 도입이 예상보다 빨리 실현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 모두 공감하며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선사는 유조선 사고에 대비해 다양한 대비책도 마련해놓고 있다.
한진해운은 유조선의 터미널 접안을 대비한 별도 안전 가이드라인이 있으며, 현대상선은 최근 유조선의 운항과 정비만을 담당하는 별도 부서를 만들어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현대상선은 유조선이 닻을 내리고 정박할 때도 사관과 부사관이 같이 근무하도록 하고 가장 우수한 선원을 뽑아 승선시키며 문제점 발견시 관련 부서에 즉각 전파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현대상선측은 "유조선이 자꾸 커지다보니 운항이나 안전면에서도 관리가 더욱 중요하게 됐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각 선사들이 유조선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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