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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김준식(17)군은 얼마전 동영상 강의를 위해 PMP를 샀다. 김군이 고른 PMP는 동영상 재생기능에 충실한 제품. PMP는 내비게이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부가기능이 많은 컨버전스 제품. 김군에게는 이런 기능이 필요없었다. 기능이 단순해지자 가격까지 떨어져 부담이 한결 덜했다.
휴대용멀티미디어기기 PMP에 디버전스 열풍이 거세다. PMP는 동영상재생 기능에 내비게이션, DMB, 음악감상 등 각종 기능을 얹은 IT 기기. 복합기능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컨버전스 열풍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2004년 첫 선을 보인 후 시장성장세는 답보상태.
노트북과 MP3플레이어 기능을 합쳐 새로운 수요를 겨냥했지만 어중간한 콘셉트로 틈새에 ‘낀’ 제품이 돼버렸다. 울트라모바일PC(UMPC), 내비게이션, 휴대용비디오게임기 MP4플레이어 등 중복 제품군과의 경쟁도 버겁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PMP 본연의 기능인 동영상 재생에 충실한 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즉 디버전스로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디지털큐브는 하이엔드급 PMP인 ‘아이스테이션 M43’ 시리즈에서 ‘M43 아카데미’를 따로 선보였다. 동영상 재생기능은 유지하면서 DMB 및 TV아웃 기능 등을 제외한 제품. 가격도 20만원대로 낮췄다. 디지털큐브는 이같은 실속형 제품 개발을 고심하고 있다. 경쟁군인 UMPC가 곧 가격대가 낮아질 것에 대비해 PMP만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 이랜텍도 이달말 실속형 PMP ‘아이유비H80’을 출시할 예정이다. DMB나 내비게이션 기능을 없애고 고사양 LCD와 다빈치칩을 적용, 선명한 화질로 다양한 형식의 동영상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아예 학습용 시장을 겨냥해 특화하기도 한다. 유경테크놀로지스의 빌립 ‘X2 DIC’도 내비게이션을 빼고 총 11종류의 전자 사전을 통째로 담아 학습용 기능을 강화했다. 맥시안도 교육용 PMP ‘L600’을 내놨다. 동영상 강의 약 1000개를 저장할 수 있다. 한달에 2만대 이상 팔린다. 메가스터디, 이투스 등 교육용 콘텐츠 업체와의 제휴도 잇따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IT기기 소비자들의 구매 포인트는 상당히 구체적”이라며 “중복제품과의 경쟁에서 설자리 잃은 PMP에 디버전스는 생존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복잡한 기능을 잘 쓰지 않는 여성들이나 노인, 저가형을 원하는 학생들이 가격이 낮아진 실속형 디버전스 제품을 많이 찾는다”고 덧붙였다.
권선영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