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고 당사자인 삼성중공업 외에도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그룹, 한진중공업 등이 태안 현지에서 활발한 복구 활동을 벌인다.
이번 사고가 국가적 재난 상황에 해당, 많은 기업을 비롯해 사회 각 분야의 지원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조선업체의 참여가 유독 부각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조선업체들이 태안 기름유출 사고를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심정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타업종 업체들의 참여와는 그 배경 자체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번 사고에 대해 "조선업체들은 유조선 사고를 비롯해 선박 사고에 노심초사하기 마련"이라며 "태안 사고가 남의 일만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태안에서의 기름유출 사고로 조선업계가 '원흉'으로 비쳐질지 걱정스럽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은 노조 간부, 태안.서산 향우회, 자원봉사원 등으로 200명 규모의 방제지원봉사단을 구성해 이날부터 사고 현장에 파견, 본격적인 피해 복구에 나선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또한 굴착기, 휠로다 등 중장비를 동원했으며, 피해 현장의 여건이 열악하다는 점을 감안해 각종 장비를 비롯해 숙소, 식사, 의료 등을 자체 조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오는 15일 거제 옥포조선소와 서울 본사의 직원 500여명으로 봉사단을 꾸려 태안 해변에서 개인용 방제장비, 양동이, 삽 등을 자체 조달해 기름제거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STX 역시 14-16일 사흘간 서울, 진해, 창원에 있는 그룹 전 계열사 1천여명을 동원해 태안 현장에서 기름 세척작업을 벌인다.
한진중공업은 오는 15일 조선.건설 부문의 통합 자원봉사단 100여명을 파견하고 작업복, 흡착포 등 방제작업에 필요한 장비 1천세트를 지원하는 동시에 별도의 지원 방안을 강구중이다.
한편 조선업계는 이번에 사고가 난 유조선이 선체가 한겹인 외국산 단일선체(Single hull) 선박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조선업체는 안전을 이유로 선체를 두겹으로 만든 이중선체(Double hull) 유조선을 만들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중선체 유조선은 국내업체가 세계 최초로 건조하는 등 선박 안전성에 있어서는 국내 업체들이 가장 높은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국내 업체가 제조한 유조선 가운데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선박은 1척도 없었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국제해사기구의 '단일선체 유조선 운항금지' 규약이 있는 만큼,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단일선체유조선의 국내 해역 운항금지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조선업계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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