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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상반기 민원 30% 이상 줄어...금소법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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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상반기 민원 30% 이상 줄어...금소법 영향?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1.08.0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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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 시행 이후 국내 은행 소비자 민원은 대체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소법 도입 직후 일선 창구에서 금융상품 판매절차가 복잡해지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이 지속돼 민원이 늘어날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과는 반대의 결과가 나온 셈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 민원건수는 전년 대비 34.3% 감소한 115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주요 시중은행에서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민원이 급증한 것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 3월 말 금소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은행권 민원이 지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2분기 전 은행권의 민원건수는 전 분기 대비 1.5% 감소한 573건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최근 2년 내 민원건수로는 두 번째로 적었다.  

고객 수가 많은 6대 은행으로 범위를 좁혀도 IBK기업은행(행장 윤종원)을 제외한 5개 은행이 전 분기 대비 민원이 줄었다. KB국민은행(행장 허인)이 121건에서 109건으로 12건 감소했고 신한은행(행장 진옥동)도 107건에서 89건으로 18건 줄었다. 

기업은행은 올해 2분기 민원이 전 분기 대비 32건 증가한 73건으로 유일하게 증가폭이 두드러졌는데 이는 지난 5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디스커버리펀드 분쟁조정 이후 관련 민원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결과로 보인다. 
 


 6대 은행을 제외하면 카카오뱅크(대표 윤호영)의 올해 2분기 민원건수가 41건으로 많았다. 특히 전 분기 대비 2.5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고신용자 신용 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이와 관련된 민원이 이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민원 41건 중 34건이 신용대출상품 관련 민원이었다. 

은행권에서는 금소법이 점차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고 있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은행 고객들이 비대면 상품 가입이 늘어나면서 우려와 달리 민원 급증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3월말 금소법이 도입되면서 금융상품판매 6대원칙이 적용돼 금융상품 판매절차가 복잡해지고 소요 시간도 길어지면서 시중은행 창구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집중 제기됐었다. 

은행들 역시 금소법 감독규정이 금소법 시행 직전에서야 발표되면서 제대로 된 준비가 어려웠고 그 결과 스마트텔러머신(STM)을 이용한 서비스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하는 등 부작용을 겪어야했다. 

하지만 금소법 시행 초기 이 같은 혼란에도 불구하고 분기 기준 민원 건수는 오히려 금소법 시행 전보다 감소하면서 금소법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혼란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점이 입증됐다.

일각에서는 금소법 시행 이후 오프라인 금융상품 판매절차가 복잡해졌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은행 창구를 찾는 고객들이 줄어든 대신 비대면 금융 수요가 증가하면서 민원건수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비대면 상품은 은행원 상담 없이 소비자 스스로 프로세스를 진행 해야하기 때문에 오프라인에 비해 불완전 판매 소지가 적고 문제가 생길 경우 자기 책임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올 들어 각 은행들의 비대면(디지털) 금융 실적은 급속도로 상승하는 추세다. 신한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 수신상품의 68.9%, 여신상품의 62.2%가 비대면 채널로 판매됐고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신용대출의 88.3%, 펀드 판매의 92.5%가 비대면에서 판매될 정도였다.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비대면 환경에서 아직 구현하기 힘든 일부 금융상품을 제외한 다수 금융상품이 이미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어 그만큼 불완전 판매 소지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소법 시행 후 민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통계상 줄어서 다행이다. 분석을 더 해야겠지만 금소법이 우려와 달리 현장에서 정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라며 "금융상품 판매의 비대면 쏠림 현상이 강화되면서 민원발생 소지도 줄어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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