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수익성이 큰 1억 원 이상 프리미엄급 점유율은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져 BMW의 점유율 상승이 속빈 강정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수입차 판매량 점유율은 벤츠가 28.5%, BMW가 24.5%를 기록했다. 점유율 격차는 4%포인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벤츠와 BMW의 점유율은 각각 28.3%, 19.8%였다. 점유율 차이는 8.5%포인트로 1년 사이 격차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언뜻 BMW가 추격전에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억 원 이상 프리미엄급 시장에서는 상황이 정 반대다.
올 상반기 1억 원 이상 수입차는 총 3만3741대 팔렸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1만4513대로 가장 많이 판매했고 BMW는 9802대를 기록했다.
점유율로 보면 벤츠가 41.8%, BMW는 29.0%를 차지했다. 지난해 벤츠가 39.4%, BMW가 29.9%였던 것과 비교하면 점유가 격차가 더 벌어진 상황이다.
BMW와 벤츠는 브랜드 내 프리미엄 라인업 점유율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는 프리미엄 차량 비중이 약 22%로 비슷했으나 올해는 벤츠가 34.4%, BMW는 27.0%다. 고가 차량 판매가 전체적으로 크게 늘어났지만 부자들이 BMW보다는 벤츠 매장에서 지갑을 더 많이 열었다는 얘기다.
BMW의 고가 차량을 라인업별로 보면 억대 SUV 'X5(2878대)'가 브랜드 내 판매량 3위지만 경쟁 모델인 벤츠 'GLE(3772대)'에 밀리고 있다. 억대 세단인 ‘7시리즈’는 1709대로 벤츠 ‘S클래스(4467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자동차는 고가일수록 수익성이 좋다 보니 프리미엄 라인에서의 차이가 양 사 실적 격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3년간 영업이익률을 보면 벤츠는 3.7%(2020년), 4.0%(2019년), 3.4%(2018년)로 최근 3년간 줄곧 3.0%대 이상을 유지했다. 반면 BMW는 1.5%(2020년), 2.8%(2019년), -15.7%(2018년)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진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벤츠나 BMW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높은 값을 내더라도 브랜드의 가치를 인정받길 원하는데 물량 해소를 위한 특별 할인은 브랜드 가치 하락에 중고차 가격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