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빵은 90년대 후반 국내에 방영된 TV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열풍에 힘입어 1998년 첫 출시됐다. 당시 어린이들은 용돈을 받자마자 슈퍼에 들러 포켓몬빵을 샀다. 빵에 동봉된 포켓몬 스티커 '띠부띠부씰'을 모아 컬렉션을 완성하기 위해서였다.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며 월 평균 500만여 개가 팔려나가는 신기록을 세웠으나 2001년 생산이 중단됐다. 이후 2~6세대 포켓몬이 그려진 빵들이 출시됐으나 원조를 그리워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빗발치는 재출시 요청으로 SPC삼립은 지난 달 23일 '그때 그 추억 소환'을 콘셉트로 돌아온 포켓몬빵 7종을 20년 만에 선보였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진열하자마자 금세 동나는 품귀 사태가 전국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다.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구매 인증과 그간 모은 띠부띠부씰을 자랑하는 글들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포켓몬빵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편의점 20군데를 들렀다는 소비자도 있다. 빵을 쌓아놓고 판매하는 마트들을 공유하는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포켓몬빵을 사기 위해 편의점에 들렀는데 재고가 없었다. 마침 사장님이 포켓몬빵을 먹고 있어 물어보니 남아 있는 포켓몬빵 4개를 산 손님이 스티커만 빼가고 구매한 빵은 놓고 갔다고 했다"며 어이없어 했다.
또 다른 커뮤니티 이용자는 "남편이 포켓몬빵을 8만 원어치 사왔다. 포켓몬빵이 1개에 1200원이니 65개쯤인데 남편이 과연 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 버려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현재 이 게시물은 삭제됐으나 온라인상에 내용이 옮겨지고 있다.

어린 시절에 모았던 띠부띠부실들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며 추억을 곱씹는 소비자들도 있다. 네이버 카페의 한 이용자가 올린 20년 전 수집한 띠부띠부실 관련 게시물에는 댓글이 100개 넘게 달리기도 했다.

포켓몬빵은 출시 일주일 만에 누적 판매량 150만 개를 돌파했는데, 이는 SPC삼립 신제품의 동일 기간 평균 판매량보다 6배 이상 높은 수치이자 지난해 출시된 여타 캐릭터 빵 제품과 비교해 1주나 빠른 기록이라는 설명이다.
편의점 3사 매출 기록도 경신 중이다. CU에서는 포켓몬빵 판매가 시작된 지난 달 23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체 빵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지난 달 23일부터 이달 2일까지 포켓몬빵 3종이 나란히 빵 매출 1~3위에 올랐다.
이마트24에서도 지난 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포켓몬빵 3종이 양산빵 상품군 1~3위를 차지했다. 양산빵 전체 매출도 34% 늘었는데, 직전 주 대비 상품군 전체 매출이 30% 이상 증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중위연령은 40대 중반인데 이 연령대에 맞춘 마케팅도 돌아온 포켓몬빵이 현재로서 유일하다는 게 유통업계 시각이다.
SPC삼립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재출시 요청으로 새롭게 선보인 돌아온 포켓몬빵 시리즈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면서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는 즐거운 경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