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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실적 곤두박질쳤지만 실탄 쏟아붓기 되레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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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실적 곤두박질쳤지만 실탄 쏟아붓기 되레 강화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2.04.27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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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금융지주사들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지만 주요 비은행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고민이 커지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금리인상 등 외부요인으로 인한 일시적 악화라는 점에서 시장상황과 무관하게 비은행 계열사들이 견고한 수익 기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증자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 분기 최대 실적 거둔 금융지주사... 비은행 수익 비중은 악화

5대 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4.6% 증가한 5조2362억 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순이익 5조 원 돌파는 이번이 처음으로 농협금융지주(회장 손병환)를 제외한 금융지주사 4곳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반면 비은행 계열사들은 실적 부진에 빠졌다. KB증권(대표 박정림·김성현)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8.3% 감소한 1143억 원,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 역시 지분율 반영 후 기준 순이익은 1188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57.9% 급감했다. 보험사 중에서는 푸르덴셜생명(대표 민기식)과 신한라이프(대표 성대규)의 실적 낙폭이 컸다. 
 


반면 같은 기간 은행 실적은 고공행진을 달렸다. 리딩뱅크인 KB국민은행(행장 이재근)은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무려 41.9% 증가한 9773억 원으로 '분기 1조 원' 순이익을 목전에 뒀다. 신한은행(행장 진옥동)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31.5% 증가한 8631억 원이었다. 비은행 부문에서 감소한 실적을 은행이 메운 셈이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5대 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수익 비중은 우리금융지주(회장 손태승)를 제외한 4개사가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가장 낙폭이 큰 곳은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로 1분기 비은행 수익 비중이 전년 대비 12.6%포인트 하락한 36%에 그쳤다. 농협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회장 조용병)도 같은 기간 7.2%포인트와 6.4%포인트 떨어졌고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도 5.3%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크게 확대됐지만 운용자산 중 채권을 상당수로 보유한 증권사와 보험사는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보유채권의 평가이익이 크게 하락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특히 증권사의 경우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브로커리지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올 들어 증시가 하향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리테일 수익도 예전만 못하다. 게다가 주요국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증시도 상승 전환이 녹록치 않아 증권사 실적 부진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전해지고 있다. 

구경회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시각을 달리하면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의 증시호황이 일시적인 국면이었고 이제는 증권사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조금 낮출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 실적 줄어도 비은행 지원 강화... 증자하고 경쟁사 대표 영입하고

그러나 금융지주사들은 이같은 실적 부진에도  비은행 계열사들이 견조한 실적을 낼 수 있도록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증권사에 대한 자본 확충에 적극적이다.

하나금융그룹의 증권 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대표 이은형)가 대표적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2일 모회사인 하나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약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번 증자로 하나금융투자는 자기자본 6조 원을 돌파하며 국내 톱5 증권사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도 지난 달 최대주주인 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제3자 방식 유상증자를 4000억 원 규모로 결정했다. 증자가 최종 확정되면 NH투자증권은 자기자본 7조 원 규모로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업계 2위 자리를 공고하게 지키게 된다.  

신한금융은 경쟁사 수장을 계열사 대표로 영입하면서 변화를 주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까지 미래에셋증권 IB총괄이었던 김상태 사장을 각자 대표로 앉혔고 신한자산운용도 라이벌 KB자산운용 대표였던 조재민 사장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KB금융과 농협금융은 보험사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통합법인을 내년 초 출범키로 지난 달 최종 공표하면서 통합법인 출범 작업에 돌입했다. 통합보험사가 내년 초 정상적으로 출범하면 업계 6~7위권 보험사로 도약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은 자본적정성 강화 목적으로 자회사 농협생명에 대한 실탄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22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데이어 지난 20일에는 3750억 원 규모로 추가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두 달새 유상증자로만 6000억 원을 지원한 셈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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